인터뷰│김주완 코더스 대표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 저녁. 자동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는 순간, 환한 조명이 반짝인다. 두팔 벌려 고된 몸을 따뜻하게 안아주기라도 하듯 양쪽 문을 타고 은은한 빛이 흐른다. 최근 운전자들 사이에서 차량 실내 무드등 ‘엠비언트 라이트(Ambient Light)’가 핫하다. 나만의 스타일로 차량 내부를 꾸밀 수 있어서다. 이 엠비언트 라이트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까지 공략하겠다는 당찬 청년사업가가 있다.

김주완 코더스 대표는 엠비언트 라이트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사진=천막사진관]
김주완 코더스 대표는 엠비언트 라이트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사진=천막사진관]

관심은 우연한 곳에서 출발했다. 김주완(28) 코더스 대표는 대학 시절, 지인의 고급수입차를 탔다가 은은하게 빛나는 주황색 불빛에 한순간 매료됐다. 안 그래도 비싼 차가 더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국산차에도 그런 조명을 장착하면 고급스러울 텐데…’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서핑을 해봤지만, 그가 찾는 제품은 어디에도 없었다. “당시 유행하던 광섬유방식으로 튜닝도 해봤지만 그 느낌이 나지 않더라고요.”

갖고 싶었지만 시중에 팔지 않으니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손재주가 좋아 뭐든 만드는 걸 좋아했던 그는 나만의 조명을 만들어 차에 장착을 했다. 그의 차에 탄 사람들이 하나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차량 내 무드 조명 ‘엠비언트 라이트(Ambient Light)’ 제조판매업체 코더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 코더스는 첫 창업이신가요?
“네. 만드는 걸 좋아해서 대학에서 창업동아리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직접 판매까지 해보니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금전 문제, 기술 문제 등으로 창업을 포기했다가 정부 지원 사업에 합격하면서 창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 많은 것들 중에서 왜 엠비언트 라이트였나요?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벤츠를 탔다가 엠비언트 라이트를 처음 알게 됐어요. 요즘엔 자동차가 ‘탈것’에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잖아요. 차박이나 캠핑도 즐기고요. 그래서 차량 내부를 안락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옵션 중 하나인 엠비언트 라이트에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어요.” 


✚ 창업동아리에선 번번이 포기했다고 하셨는데, 막상 창업한 다음 제품을 출시해 보니 어떻던가요? 
“창업을 하기 전에 1~2년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봤습니다. ‘그래, 이거면 괜찮겠다’는 정도의 시제품을 만들었을 때 그걸 가지고 창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내놓긴 어렵더라고요.” 


✚ 보완 과정이 길었나요?
“싹 갈아엎었습니다. 다시 시작했죠. 2018년 10월에 사업자등록을 했는데, 첫 제품을 출시한 게 2019년 12월이었으니까요.”


✚ 잘 팔렸나요?
“와디즈펀딩으로 첫 출시를 했습니다. 출시 28일 만에 150대 이상 설치 예약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출고가 예상보다 늦어졌습니다.”


✚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나요?
“네. 일부 제품은 중국에서 수입을 하고 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3월부터 배송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이런 이유로 5월에야 배송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초도물량은 완판됐고요. 최근에 2차 제품이 나왔습니다.”

✚ 6년 전에 엠비언트 라이트를 처음 접하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관련 업체들이 많지 않나요? 
“국산차에도 엠비언트 라이트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장을 뺏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 왜죠? 
“차량에 기본으로 장착된 엠비언트 라이트를 떼어내고 우리 제품으로 교체하는 고객이 적지 않더라고요.”


✚ 완성차에 기본으로 장착된 엠비언트 라이트보다 더 나은 품질을 원한다는 거군요.
“그걸 보면서 완성차에 우리의 엠비언트 라이트가 기본 옵션으로 장착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국내 시장 목표도 ‘완성차 업계 진입’으로 세웠습니다. 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엠비언트 라이트는 코더스 제품으로 해주세요’라고 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런 측면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엠비언트 라이트에 관심을 갖는 건 고마운 일이죠.”


✚ 코더스의 엠비언트 라이트는 무엇이 다른가요?
“라이트가 켜진 상태에서 색만 바꾸는 기능은 다른 업체들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엠비언트 라이트 ‘코드-L’은 여기에 모션을 가미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조명 조합 시스템(Modular Lighting Combination System)을 적용해 다양한 조명을 효과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모션과 컬러를 조합해 150가지 이상의 조합을 만들 수 있죠.”


✚ 이를테면요?
“운전자가 시동을 켰을 때 빛이 들어오는 걸 ‘웰컴라이트’라고 하거든요. 대부분은 잠깐 반짝이고 말아요. 하지만 우리의 웰컴라이트는 운전자를 반겨주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요. 이 기능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고요. 음악 반응 기능도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 음악분수처럼 음악에 따라 빛이 움직이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음악을 틀면 음악을 비주얼화해서 더 극적인 효과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거죠.”

✚ 운전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요?
“그런 우려가 있어서 처음부터 안전을 고려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STOP&GO 기능인데요. 차량이 정지 중인지 운행 중인지 판단해 조명을 자동으로 전환하는 거죠. 가령, 음악을 들으며 주행할 땐 일반 무드등처럼 빛이 나고 정차했을 땐 다시 음악에 맞춰 반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다양한 기능은 어떻게 조작하나요? 
“‘코드-L’은 앱을 기반으로 한 엠비언트 라이트입니다. 리모컨 없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다양한 조명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안전 고려한 실내조명

✚ 앱으로 작동을 하는 거군요. 앱도 직접 만드셨나요?
“그건 자체적으로 할 수 없어서 개발사에 아웃소싱했습니다. 나중엔 직접 만들어볼 생각도 있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여러 기능들이 있거든요.”


✚ 예를 들면요?
“나중엔 위치에 따라, 날씨에 따라 조명을 자동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구현해볼 계획입니다.”


✚ 직접 세팅하지 않아도 위치와 날씨를 인식해서 자동으로 바꿔준다고요?
“앱에서 위치나 날씨 정보를 자동으로 받아서 거기에 맞게 조명이 달라지는 거죠.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문쪽에 색으로 경고를 해줄 수 있는 그런 기능들이요.”

코더스 엠비언트 라이트를 시공한 자동차 내부.[사진=코더스 제공]
코더스 엠비언트 라이트를 시공한 자동차 내부.[사진=코더스 제공]

✚ 흥미롭네요.
“사실 특허에는 그런 기능들이 담겨 있는데, 제품으로 구현하려다 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일단은 가능한 것부터 해보자 해서 미뤄놓은 기능들이 여럿 있습니다.” 

✚ 해외진출 계획도 있으신가요?
“원래는 해외 수출이 목표였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은 자동차 튜닝시장이 크거든요.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미국 시장 진출을 노렸을 텐데…. 열심히 기반을 닦아서 내년엔 도전해봐야죠.”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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