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세계사」
인류는 자연과 전염병에 속박된 존재였다

전염병의 창궐은 인류 문며오가 사회에 심각한 해를 끼쳐왔다.[사진=뉴시스]
전염병의 창궐은 인류 문며오가 사회에 심각한 해를 끼쳐왔다.[사진=뉴시스]

미래는 과거의 사건과 모종의 ‘연속성’으로 묶여 있다. 과거를 배제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인류 사회의 과거를 배운다. 세계를 형성해온 온갖 변화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다.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부터 지금까지 20만년에 걸친 역사를 서술한 「옥스퍼드 세계사」가 출간됐다.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를 비롯한 저명 역사가들이 다중적 시점으로 과거와 현재, 지역과 세계를 조망한다. 

“과거는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바라보는 최선의 방법은 과거에 맥락을 더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연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인류의 혁신과 변혁에 주목한다. 이 책은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펴내는 「도판과 함께 읽는 옥스퍼드 역사 시리즈(The Oxford Illustrated History)」의 세계사 편이다. 환경의 격변, 이념들의 상호작용, 문화의 단계와 교류, 정치적 충돌과 협력, 국가와 제국의 계승, 에너지의 해방, 생태와 경제, 접촉과 갈등, 파급 효과 등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과거의 역사가 인간의 활동, 특히 문명인의 활동이 주된 내용이었다면 이제는 범위를 넓혀 우주ㆍ지구ㆍ환경ㆍ기후ㆍ생명체ㆍ질병 등을 포괄한다. 현재 알려져 있고 추론할 수 있는 과거의 변천 대부분이 역사라는 이름으로 서술할 만한 주제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역사관의 변화를 반영해 고대 문명의 발상보다 훨씬 이전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해 진화해 간 시기를 비중 있게 다룬다. 지리 범위 또한 전 세계로 확대했다. 과거의 서구 중심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인간이 터를 잡고 살아간 세계의 모든 지역을 발산·수렴·변화라는 맥락에서 공평하게 다룬다. 

저자들은 각자의 서술을 통해 세계사 전체를 조망하는 데 필요한 시각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인류의 성취를 대견하게 보고 감탄하는 반면, 인류 소산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장기 추세와 보편성에 중점을 두는가 하면, 단기적 우발 사태와 특수성을 세심히 살피는 저자도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날을 전망할 때 유념해야 할 두가지 장기 추세를 알려준다. 하나는 ‘인류는 줄곧 자연에 속박된 존재였다’는 점이다. 태양 흑점의 극소기, 계절풍, 엘니뇨 등 지구 기후계의 변동은 인류 문명의 흥망을 결정해왔다. 융성한 문명의 뒤에는 온난한 기후와 적절한 강우량이 작용한 반면, 쇠락한 문명의 배경엔 한랭 기후와 폭우 또는 가뭄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예고 없이 출몰해 인류 사회에 심각한 해를 끼쳐온 전염병이다. 저자들은 페스트, 천연두, 출혈열, 인플루엔자 같은 역병이 인구 급감과 경제 마비를 야기해 지정학적 판도를 바꿀 정도의 영향을 끼쳤다고 서술한다. “역사 속에서 전염병은 ‘문명의 좋은 것들’을 대부분 앗아갔다”며 지금의 코로나19 또한 인류 문명에 좋은 것들을 빼앗고 인간이 거주하는 세계 전체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한다. 

세 가지 스토리 

「이해인의 말」
이해인 지음|마음산책 펴냄  


코로나19는 우리를 전에 없던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이해인 수녀는 모두가 ‘코로나 수련생’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스스로와 이웃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 만큼 ‘이기적 예민함’에서 ‘이타적 예민함’으로 건너가는 계기로 삼자는 거다. 이 책은 이해인 수녀가 한결같이 강조해온 사랑, 기쁨, 평화, 용서, 행복 등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병상 생활을 비롯해 평생의 회고를 담고 있다.

「저, 죄송한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다나카 다카히코 지음|더퀘스트 펴냄


“저, 죄송한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 상대가 아닌 어렵고 복잡하게 말한 자신을 탓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설명의 기술’을 소개한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설명 순서’부터 ‘인상에 남도록 말하는 방법’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어려운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결과와 평가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김강원 지음|미래의창 펴냄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만에 세계 최단 기간 흑자달성이란 신화를 썼다. 후발주자라는 불리함도 그들에겐 없었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1위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쇼핑뿐만 아니라 증권, 부동산 부문에서 선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십년간 시중은행이 구축한 시스템 속에서 이들은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안착했을까. 은행에 가지 않는 시대, 금융 생태계를 뒤흔든 IT 공룡들의 현주소를 파악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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