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수 이어질까

LCD 패널 가격이 깜짝 반등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수혜를 봤다.[사진=뉴시스]
LCD 패널 가격이 깜짝 반등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수혜를 봤다.[사진=뉴시스]

전기전자 산업은 ‘코로나 특수特需’를 누린 대표 산업으로 꼽힌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전기전자 제품과 부품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침체기에 접어들던 반도체 업계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디스플레이 업계가 오랜만에 활짝 웃은 이유다. 그렇다면 2021년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반도체의 봄’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

2020년 전기전자 산업을 관통한 키워드는 ‘언택트(비대면ㆍuntact)’다. 올해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경제 한파 속에서도 전기전자 산업만은 예외였는데, 그 이유는 언택트에 있었다. 재택근무ㆍ화상회의ㆍ원격수업이 활성화하고 온라인 콘텐트 소비가 급증하는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한 게 전기전자 산업엔 호재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2018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던 반도체가 1년 만에 깜짝 회복세로 전환했다. 비대면 문화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실제로 올해 초 100달러 언저리에 있던 서버용 D램(DDR4 32GB) 가격은 지난 6월 143.1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불확실성이 더 커지자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사재기까지 이어졌다. 올 2~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디스플레이도 언택트 수혜를 누렸다. 올 하반기 TV 판매량이 살아나자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황혼기에 접어들었던 LCD도 부활의 날개를 폈다. 언택트 수요와 함께 중국업체들이 물량 조절에 나서면서 LCD 패널 가격이 올 초 대비 70%가량 반등했다. 올해 연말까지 LCD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었던 국내 기업들도 당분간 LCD 사업을 이어갈 분위기다. 

2021년에도 전기전자 산업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언택트 특수가 아니더라도 호재성 이슈가 많아서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주춤했던 5G 시장의 개화開花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5G 시장이 열리면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해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5G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반도체 사용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나쁜 변수가 없다는 건 아니다. 깜짝 부활한 LCD 가격이 꺾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국업체들이 10.5세대 LCD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어서다. 중국 BOE가 새 공장을 증설 중인 중소형 OLED 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안 그래도 중소형 OLED는 공급과잉인데, 내년은 물량이 증가하는 사이클이다”면서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이나 노트북으로 시장을 확장하면 그나마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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