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막힌 호재 터질까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해운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도 끊겼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해운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도 끊겼다.[사진=연합뉴스]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조선업이 좀처럼 ‘부활 뱃고동’을 울리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바닥을 찍고 반등하나 싶더니 2020년엔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대형 프로젝트에 따른 LNG선 발주, 환경 규제로 인한 친환경 선박 교체, 노후 선박 교체 등 호재가 많았지만 기대만큼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2021년 조선업엔 기다리던 훈풍이 불어올까. 

2020년 연초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올해 조선업계엔 훈풍이 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대규모 LNG 프로젝트가 예고돼 있었고, 해운업계에선 대형화 경쟁이 한창이었다. 이 모든 게 조선업계엔 호재였다. 결과적으로 선박 발주량이 증가할 거란 얘기였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 11월 누계 기준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1447만 CGT. 전년 동기 대비 42.6%나 쪼그라들었다. 최악의 수주가뭄이 찾아왔던 2016년 선박 발주량인 1169만 CGT(11월 누적)를 간신히 앞선 수준이다. 

당연히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실적도 엉망이다. 뒤늦게 뒷심을 발휘해 봤지만 기대했던 수주목표량을 한참 밑돌았다. 업계 맏형인 한국조선해양은 현재(이하 12월 24일 기준) 95억 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을 기록해, 목표치였던 110억 달러의 86.4%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지난 10월 수정한 목표치를 대입한 것으로, 원래 목표였던 157억 달러를 기준으로 삼으면 달성률은 60.5%로 떨어진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의 수주량은 55억 달러로, 목표량(84억 달러)의 65.5%에 머물렀다. 대우조선해양은 목표량 72억 달러 중 54억 달러를 수주해 달성률이 75% 수준이다. 

 

올해 업황이 나빴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코로나 변수다. 세계 경기가 악화되고 국제유가가 고꾸라지면서 LNG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됐고, 교역량이 줄면서 해운사들의 발주가 뚝 끊겼다. 

문제는 내년이다. 2021년엔 어떨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LNG선 발주가 슬슬 살아나고 있다. 최근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해운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친환경 정책이 다시 탄력을 받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기존 석유연료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변수도 있다. 조선업의 전방산업에 해당하는 해운업이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곤 하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수급 불안에 따른 일시적 호재일 수 있다는 건데, 2021년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꺼내든 기업이 많지 않은 이유다. 세계적으로 원유 시추선 가동률이 낮고 국제유가의 회복세가 더딘 점도 조선업계에선 썩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2021년 조선업,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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