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ㆍ기아차만 웃는 한국차

코로나19 충격에도 자동차가 지난해보다 더 많이 팔렸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충격에도 자동차가 지난해보다 더 많이 팔렸다.[사진=뉴시스]

올해 자동차 산업은 ‘코로나 충격’에도 선방했다. 수출은 타격을 입었지만 내수는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현대차ㆍ기아차의 성과였다. 반면 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 3사는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쪼그라들고 있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이들의 2021년은 올해보다 더 추울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수출과 내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1~11월 자동차 수출은 171만47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감소했다. 연간 수출대수 200만대를 밑돌 공산이 큰데, 200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장 셧다운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데다 해외 딜러들의 영업 활동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반면 내수는 신바람을 냈다. 11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147만79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만8327대)보다 6.2% 증가했다. 연초부터 코로나19의 후폭풍이 몰아쳤는데도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매개로 신차를 출시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게 성과로 이어졌다.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12월 판매량을 합치면 160만대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내수 판매가 160만대를 넘어선다면 2002년(162만868대)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문제는 탄탄한 성장세의 과실을 5개 제조사가 골고루 누리진 못했다는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대부분을 독식했다. 양사의 11월 누적 판매량(123만2911대)은 전체 판매량의 83.4%를 차지했다. 차를 제대로 팔지 못한 나머지 3사(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의 상황은 심각하다. 쌍용차는 11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650억원의 금융권 대출 상환에 실패하면서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역시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두 회사는 노사 갈등으로 생산력이약화했다. 한국GM은 총 26차례 교섭 끝에 지난 12월 21일 임단협에 겨우 합의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르노삼성은 여전히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다른 자동차 제조사의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승승장구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신차가 2021년에 출시된다.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면 수출 실적 회복도 기대할 만하다. 나머지 3사의 내년 전망은 더 어둡다. 쌍용차는 새 투자자를 찾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면 정상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기업회생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청산 중 하나의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일감 부족에 시달릴 게 분명하다. 본사인 GM과 르노가 한국공장에 신차 일감을 적극적으로 배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젠 본사의 글로벌 생산기지란 별칭이 무색할 정도로 위상이 낮아졌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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