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음료 대제국의 역발상

유럽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는 코카콜라가 뷰티음료 출시로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체중감량은 물론 모발ㆍ피부미용을 돕는 기능성 음료다. 코카콜라는 프랑스 제약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 음료를 공동 개발했다. 신통한 전략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코카콜라가 프랑스 시장에 뷰티음료를 출시한다. 프랑스 제약업체 사노피(Sanofi)와 파트너십을 맺고서다. 올 10월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두 업체는 5대 5 지분의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공동 개발한 뷰티음료를 선보인다.

▲ 프랑스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뷰티음료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제약업체 사노피는 당뇨, 심혈관 질환 등을 위한 전문의약품과 오메가 같은 건강기능성 제품, 백신을 제조ㆍ판매한다. 2009년에는 뷰티제품 전문 제조업체인 뷰티픽 오에노비올(Beautific Oenobiol)을 사들여 뷰티제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카콜라 프랑스 사업부 대변인 켄트 렌더스는 성명서를 통해 “올가을 사노피와 공동 개발한 기능성 뷰티 음료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초기에는 프랑스 내 드러그스토어를 통해서만 한정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코카콜라가 뷰티음료를 출시한 이유는 부진한 유럽에서의 성적과 무관치 않다. 올 3분기 코카콜라는 서유럽에서 2조6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 2조8400만 달러보다 2100만 달러 감소한 수치다. 특히 프랑스에는 웰빙문화가 정착돼 있다. 여성들은 다이어트에 무척 민감하다. 이런 환경은 살찌는 음료를 팔고 있는 코카콜라의 실적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프랑스는 지난해 말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코카콜라와 같은 설탕음료에 세금부과를 결정했다. 음료 한 캔당 1유로의 세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코카콜라는 이에 일종의 보복심리로 프랑스 남부에 1700만 유로 규모의 공장설립 투자계획을 일체 중단했다.

한정된 유통망 성장 제약요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프랑스 국립 소비연구소는 올 6월 “시중에 팔리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상품에서 알코올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며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코카콜라로선 위기를 빠져나올 만한 전략이 필요했고, 이를 ‘뷰티음료’로 정한 것이다. 이를테면 프랑스 시장을 측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뷰티음료의 성공 가능성은 예측하기 힘들다. 코카콜라는 2006년 네슬레와 공동으로 개발한 스파클링 녹차음료 ‘엔비가(Enviga)’를 출시한 적 있다. 당시 코카콜라는 24시간 동안 12온스 용량의 엔비가 3캔을 마시면 60~100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미 보건전문가들은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미국 20여개 주는 이들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결국 코카콜라는 ‘체중 감소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운동과 식이요법’이라며 백기를 들었다.

장애물은 또 있다. 드러그스토어라는 한정적 채널을 통해서만 유통된다는 점이다. 네슬레는 지난해 자체 브랜드 글로웰(Glowell)의 뷰티음료를 프랑스 내 드러그스토어 유통망을 통해서만 판매를 시도했다가 쓴잔을 마셨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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