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몰고 온 변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금융업계의 실적이 분야별로 크게 엇갈렸다.[사진=뉴시스]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고 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대출 부실률이 높아질 공산도 크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은행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다. 보험·카드업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대형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를 빼놓고 올해 경제를 얘기하긴 어렵다. 금융업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업계의 분야별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수혜를 입은 분야는 증권업이다. 3월 증시 폭락 이후 투자자가 몰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0조원대에 머물렀던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 8월 31조103억원까지 치솟았다.

주식투자 열기에 힘입어 증권사의 실적도 성장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 56개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누적)은 4조507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8368억원) 대비 6708억원(17.4%) 증가했다. 증권사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올해 부진했던 상장사의 실적이 내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은행업계는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불안요인도 많다. 이유는 갈수록 늘어나는 가계대출에 있다. 올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572조5000억원보다 109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은행 순이자마진은 1.4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2021년 은행업계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대출이 증가한 만큼 부실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 정책이 대출 규제 일변도로 나가는 것도 고민거리다.

올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카드업계와 보험업계는 2021년에도 침체를 각오해야 한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와 보험 가입이 감소할 공산이 크다. 구체적으로 카드업계는 취약계층의 대출 부실률 상승 가능성, 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에 따라 투자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 고객을 유치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대형 핀테크 업체(이하 빅테크)와의 경쟁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심각한 위험요인이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빅테크의 보험 판매시장 진입은 기존 보험업계 가치사슬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 있다”며 “보험·카드업계의 수익성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카드업계의 경우 디지털 규제환경 변화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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