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귀족➊

오페라 ‘서민귀족’은 귀족이 되고 싶어 하는 졸부를 풍자한 ‘코미디 오페라’다.[사진=Chateau de Versailles Spectacles]

오페라 ‘서민귀족’은 ‘태양왕’으로 불리는 프랑스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은 작곡가 장 바티스타 륄리가 만든 작품이다. 그는 17세기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 발레’의 창시자다. 코미디 발레는 희극과 발레를 결합한 형식으로 ‘오페라 발레’라고도 불린다.

♬ 1막 = 프랑스 주르댕의 집. 주르댕은 돈이 매우 많지만 귀족이 아니다. 귀족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주르댕은 음악·무용·검술(펜싱)·철학 등 귀족 문화의 전문가를 고용해 귀족처럼 되려고 노력한다. 
주르댕의 음악선생과 무용선생이 등장한다. 귀족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주르댕은 거액의 돈을 내면서 개인교습을 받고 있다.

두 선생은 많은 교습비에 흡족해한다. 문제는 전문가의 지도에도 주르댕의 실력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잠시 후, 1600년대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인도풍 옷을 입은 주르댕이 나타난다. 그는 두명의 선생에게 자신의 의상을 자랑한다. 그리곤 선생들에게 그들이 만든 작품을 보여 달라고 요청한다.


먼저 음악선생이 자신의 작품을 연주한다.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주르댕은 혹평을 쏟아낸다. 그는 음악선생이 수준 낮은 음악을 들려주자 그제야 만족한다. 이번에는 무용선생 차례다. 무용선생은 주르댕에게 춤을 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조언한다. 주르댕은 시간이 없다며 선생들을 다그친다. 음악과 무용수업이 끝나면 철학과 펜싱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 2막 = 무용선생은 주르댕을 달래려는 목적으로 짧은 발레를 보여준다. 발레를 본 주르댕은 몹시 만족해하며 자신도 똑같이 춤을 추고 싶다고 얘기한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춤을 따라 추던 주르댕은 귀족처럼 우아하게 인사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주르댕은 귀족처럼 인사하는 방법을 배우려는 이유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드리멘 후작 부인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잠시 후, 펜싱선생이 도착한다. 수업을 시작한 펜싱선생은 “검술을 배우고 나면 용기가 없어도 원수를 죽일 수 있고, 먼저 살해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그리곤 펜싱이야말로 다른 어떤 예술보다 귀족적이고 우월하다고 얘기한다.

펜싱선생의 말에 음악선생과 무용선생이 발끈한다. 서로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던 세 선생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지고, 이내 몸싸움으로 번진다. 주르댕이 선생들을 말려보지만 선생들은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때 철학선생이 도착한다. 철학선생은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선생들에게 “분노야말로 인간을 동물로 만드는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충고한다. 그리곤 그들을 깎아내리는 말을 내뱉는다.

철학선생은 “세명의 선생이 주장하는 예술은 단순한 직업일 뿐”이라며 “곡예사나 소음을 퍼뜨리는 로마 병사와 다름없다”고 비아냥거린다. 철학선생의 말에 선생들의 싸움은 다시 시작되고, 주르댕의 만류에도 싸움은 커지기만 하는데….<다음편에 계속>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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