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상용화 조건

로보택시가 도로를 달리기 위해선 완벽한 자율주행기술을 확보하는 게 필수다. 하지만 완전자율주행은커녕 레벨4(조건부 무인주행)조차 미완성 단계다. 그런데도 숱한 기업은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하겠다’는 걸 목표로 삼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로보택시 상용화의 조건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시간당 1GB USB 26만개 분량의 데이터를 척척 분석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로보택시 시대가 먼 훗날 얘기가 아니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보택시 시대가 먼 훗날 얘기가 아니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보택시는 택시기사가 없더라도 부르면 알아서 오가는 신통방통한 택시다. 당연히 효율성 높은 미래 대중교통 수단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시간을 주차장에서 보내는 자가용과 달리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는 온종일 운행할 수 있어서다. 교통사고나 교통체증을 줄이는 효과도 뚜렷하다. 

하지만 로보택시의 상용화는 가까운 미래의 얘기는 아니다. 완성차 업체가 신차를 내놓는 데에도 3~4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로보택시 개발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최첨단 IT 기술이 집약된 요즘의 신차보다도 고차원의 기술이 필요해서다. 

예를 들어보자. 로보택시엔 ‘심층신경망(DNNㆍDeep Neural Network)’ 기반의 통합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참고 : 심층신경망은 수백층의 인공신경망으로 구성된 인공지능(AI) 기술로, 인간의 뇌를 표방하고 있다.] 

이런 통합 소프트웨어는 ‘개방형 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주행 중인 로보택시가 수집한 새로운 데이터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실시간 업데이트가 필요해서다. ‘폐쇄형 구조’의 소프트웨어는 출시 이후에 나오는 신규 기술을 탑재할 수 없다. 

개방형 구조를 띤 통합 소프트웨어가 ‘엔드투엔드(End to Endㆍ처음 개발단계에서 마지막 단계까지 단일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솔루션)’ 방식이라면 더 금상첨화다. 센서관리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분석장치가 제각각인 상황에선 오류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로보택시의 ‘엔드투엔드 개발’을 지원하는 기업 중 한곳인 엔비디아가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미국의 ‘죽스’ ‘보이지’, 중국의 ‘디디추싱’, 러시아의 ‘얀덱스’ 등의 로보택시 제조ㆍ공급업체가 모두 엔비디아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로보택시 발전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엔비디아의 솔루션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초대용량 데이터 가상학습 = 최근 출시된 신차들은 다양한 안전장치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고도로 발전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자랑거리다. 앞차 또는 장애물과 충돌이 예상되면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적절한 감속이 이뤄지지 않으면 차가 스스로 제동을 거는 식이다. 안전운전을 돕고, 운전자 피로를 줄이기 위한 기능들이다. 

이 때문인지 많은 이들이 착각을 한다. ‘ADAS 기술에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로보택시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될 것 같다’고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ADAS와 자율주행 기술은 차원이 다르다.

ADAS는 운전자가 운전하고 기술이 보조하지만, 자율주행은 차가 중심이 돼서 운전하기 때문이다. 쏟아내는 데이터 규모도 다르다. 예를 들어 하루에 6시간 운행하는 50대의 로보택시가 생성하는 센서 데이터 규모는 무려 1.6페타바이트(PB)에 이른다. 1.6PB를 기가바이트(GB)로 환산하면 160만 GB다. 하루에 생성한 데이터를 1GB(기가바이트) USB 드라이브에 저장한다고 가정하면, 160만개의 USB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대량의 데이터를 단기간에 학습하는 건 아무리 뛰어난 심층신경망이라고 할지라도 혹독한 일이다. 바로 엔디비아의 소프트웨어가 이 과정을 수월하게 만든다. 가령, 엔비디아 드라이브 ‘심 소프트웨어’와 ‘컨스텔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차량이 실제 상황을 가정해 자체적으로 추론하면서 학습할 수 있다.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심층분석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정 상황에서 다음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 자율주행 기술에선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심층신경망은 학습을 반복할수록 더 나은 결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차량 파손 걱정 없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가상공간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효율적 데이터처리장치 = 로보택시가 스스로 주행하기 위해서는 지형지물을 빈틈없이 파악하는 눈과 각종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판단하는 두뇌가 필요하다.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로보택시의 눈 역할을 한다면, 이를 통해 수집하는 방대한 정보를 축적ㆍ분석하고 상황에 맞게 주행하도록 명령하는 두뇌 역할은 데이터처리장치가 담당한다. 이 때문에 로보택시 데이터처리장치에는 높은 수준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엔비디아엔 전력을 많이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초고성능을 보이는 효율적인 자율주행 플랫폼이 많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오린’은 단 5W의 전력량만으로도 10TOPS(초당 10조회 연산)가 가능하다. 오린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시스템인 ‘드라이브 AGX 페가수스’는 실시간 인식과 제어가 가능한 심층신경망을 손쉽게 실행할 수 있다. 

로보택시의 자율주행 기술은 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멈춰야 할 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즉각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AI가 운행하는 차가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없이는 로보택시의 상용화도 불가능하단 얘기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해 AI가 사람처럼 판단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게 로보택시 개발의 관건이다. 이런 맥락에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로보택시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도움말 =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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