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과 메신저앱의 경쟁
누가 더 강력한 플랫폼일까

집밖에 나가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한 코로나19 예방수칙이 된 지금, 이커머스 시장은 2021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중 전통의 이커머스 업체가 아닌 네이버와 카카오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두 업체는 포털사이트와 메신저앱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본업本業이 여느 이커머스 업체와 달라서인지 개성도 뚜렷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두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해 봤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코로나19가 휘몰아친 2020년은 온라인 거래가 가파르게 늘어난 해이기도 하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2021년에도 이커머스 업체들은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성장이 주목되는 업체는 전통의 강자가 아닌 IT업체 네이버와 카카오다. 2020년 두 업체는 커머스 부문에서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그동안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검색과 쇼핑을 묶어놨던 네이버는 2020년 3분기부터 쇼핑 분야를 ‘커머스’로 분리하면서 전면에 세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커머스 부문의 3분기 매출은 7728억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20.4%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5730억원) 대비 34.8%나 늘었다. 2020년 커머스 전체 매출은 1조6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하나금융투자). 

카카오에서 쇼핑 사업을 맡고 있는 곳은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다. 2019년 매출 2961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선물하기’ 서비스다. 회사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거래액이 3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톡스토어(쇼핑하기·장보기)’, 공동주문 서비스 ‘메이커스’까지 합치면 거래액은 훨씬 커진다. 코로나 수혜를 입은 카카오커머스는 2020년 3분기 전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커머스 비즈니스 전략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포털사이트와 메신저앱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공통점❶ 간편 결제 수단 =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라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결제가 편할 뿐만 아니라 혜택도 쏠쏠하게 얻을 수 있다. 먼저 네이버페이의 장점은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다. 네이버페이를 결제방식으로 선택한 쇼핑몰이 워낙 많아서다. 네이버는 2020년 6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월 4900원)’를 출시하며 소비자 가두기에 나섰다. 결제할 때 최대 5%까지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네이버에 따르면 멤버십 가입자는 160만명이 넘는다(2020년 10월 기준).

카카오페이가 내세우는 장점은 결제 편의성이다. 소비자가 카카오톡 내에서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인한다. 카카오톡에서 몇 차례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소비자는 선물하기·쇼핑하기 등에서도 손쉽게 결제한다. 이용 혜택도 적지 않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알’이라는 리워드가 제공되는데, 1~10원 단위의 적은 금액이지만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공통점❷ 라이브 커머스 = 두 업체 모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았다. 네이버는 2020년 3월 선보였던 라이브 커머스 시범 서비스가 호평을 받자 ‘네이버 쇼핑라이브(7월)’란 플랫폼을 곧바로 론칭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출시 4개월간 누적 시청 수 4500만회, 구매 고객 40만명을 넘기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2020년 5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10월 정식으로 ‘카카오 쇼핑라이브’를 론칭했다. 전담팀이 카카오의 전용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콘텐트의 퀄리티가 좋다. 접근성도 좋아 론칭 한달 만에 누적 시청 수는 1000만회를 넘었고, 2020년 10월 거래액은 전월 대비 2.5배로 늘었다.

■네이버만의 강점, 스토어 = 네이버는 그야말로 이커머스 업계의 ‘만물상’이다.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웬만한 유통업체가 네이버에 입점해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입점 수수료 없이 가게를 열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 없는 소상공인부터 자체 쇼핑몰을 가진 사업자, 오프라인 사업자까지 38만명이 넘는 판매자가 둥지를 틀고 있다. 이중 영세소상공인이 90%대를 차지한다(이상 2020년 3분기 기준).  

이뿐만이 아니다. 2020년 2월 론칭한 ‘브랜드 스토어’에는 LG전자·CJ제일제당 등 국내 대표 브랜드부터 구찌·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까지 입점했다. 8월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하며 전통시장에 홈플러스·GS프레시·농협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까지 품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약점으로 꼽혀오던 신선식품 분야까지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2020년 10월 CJ대한통운과 지분을 맞교환하며 CJ대한통운의 막강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입점업체의 배송 서비스까지 맡겠다는 거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업체들을 확보한 덕에 네이버는 ‘쇼핑할 때 한번쯤 검색하지 않을 수 없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자의 강점이 뚜렷하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자의 강점이 뚜렷하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만의 강점, 모바일 구매 = 카카오는 모바일에서만 구매 가능한 서비스로 ‘비대면’에 최적화했다. 대표적인 게 2인 공동구매 ‘톡딜’이다. 카카오톡에 입점한 업체(톡스토어)는 일정 시간 톡딜을 열 수 있는데, 소비자들은 그사이 2인으로 짝을 지어 제품을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2020년 톡딜 론칭 1주년을 맞아 “지속적으로 국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톡딜로 선보이겠다”며 “톡딜은 카카오톡에 최적화된 관계 기반의 ‘발견형 서비스’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는 대표 서비스인 선물하기를 키우는 데에도 공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PB(Private Brand) ‘톡별’ 론칭이다. 처음엔 참치캔·탄산음료·치약 등 소소한 생필품을 냈지만 지금은 화장품·잡화·식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출시하고 있다. SSG닷컴·네이버 등 경쟁업체서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하자 독점상품으로 소비자 유인에 나선 거다. 

여기에 프라다·생로랑·티파니앤코 등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까지 가져왔다. 수차례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신뢰가 쌓인 덕분인지 수백만원짜리 명품을 터치 몇번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박지원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2020년 말 선물하기 내 명품 거래액이 2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명품 등 배송상품 거래액이 증가해 2022년에는 카카오커머스 총 거래액이 7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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