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찬의 프리즘] 경제 상황 유리하지만 ‘외교 안보’ 변수도 함께 관리해야
[양재찬의 프리즘] 경제 상황 유리하지만 ‘외교 안보’ 변수도 함께 관리해야
  • 양재찬 편집인
  • 호수 425
  • 승인 2021.01.25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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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 정부 출범, 바이드노믹스 가동
바이든 정부가 취할 통 큰 부양책은 한국에 호재다. 수출 여건도 트럼프 정부 시절보다 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절하게 관리해야 할 외교ㆍ안보 변수도 많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정부가 취할 통 큰 부양책은 한국에 호재다. 수출 여건도 트럼프 정부 시절보다 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절하게 관리해야 할 외교ㆍ안보 변수도 많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과 함께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 연방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차별 완화 목표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 중단, 이슬람국가 국민 입국금지 철회,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비상사태 효력 중단 조치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한 지 5시간 만에 의회 동의가 필요 없는 행정조치 15건과 기관 조처 등 17건의 서류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갈등을 일으키며 강행한 정책들을 되돌리는 ‘트럼프 지우기’로 바이든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었다.

앞서 그는 통합을 기치로 내세운 취임사를 통해 최악의 분열을 유산으로 남긴 트럼프 시대와 결별을 알렸다. 동맹 회복과 다자주의 복귀 천명을 통해 미국우선주의로 대변된 트럼프식 고립주의의 종말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로 트럼프 시대와 다른 진로 전환을 공식화한 뒤 행정명령 서명으로 이를 구체화했다.

바이든이 파리기후협약 복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 평등 보장 등 3건의 행정명령을 언론 앞에서 공개 서명한 것은 중점을 두어 추진하려는 정책에 대한 신호탄이다. 기후협약 복귀는 지구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미국이 이끄는 것은 물론 2035년 전기 분야 탄소중립 계획 등 친환경 정책을 통해 미국 경제를 부양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스크 착용 명령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감염병 대유행 억제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생각을 구체화하는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는 대규모 경기 부양, 보호무역 완화, 동맹 부활, 친환경 기조가 핵심이다. 

바이든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1조9000억 달러(2000조원 상당)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꺼내들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의회 인사 청문회에서 “역사적인 초저금리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통 크게 행동하는 것(Big Act)”이라고 말했다. 

경기 부양책에 따라 미국 내 소비가 늘고 글로벌 교역이 회복되면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드노믹스가 추진되면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이 0.1~0.4%포인트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달러화 약세, 즉 원화 강세 기조는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별로 보면 양면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공언한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는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다. 한편으론 그만큼 수출 관련 환경 규제가 강화됨으로써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 석유화학 분야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중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대對중국 정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강경 자세로 한국의 양대 수출국인 미중간 갈등이 4년간 지속됐다. 재닛 옐런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중국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강경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단, 동맹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정부의 접근 방식은 트럼프 정부가 해온 고율관세 부과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기존 동맹국들과 무역 및 투자, 기술, 공급망 관련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아시아ㆍ태평양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도 그 전에 CPTPP에 가입해 아시아ㆍ태평양 시장 접근권을 확보하고 통상 지형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취할 통 큰 부양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호재다. 다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동맹국들의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우리의 셈이 복잡해질 수 있다. 미중간 신냉전과 남북관계 등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엇박자가 나타나면 통상을 비롯한 경제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보건, 안보, 경제,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현안의 공조를 통해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리라 믿는다”며 한미동맹의 상징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는 문구를 적었다. 

수출 여건 등 경제 상황은 바이든 시대가 트럼프 정부 시절보다 나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낙관해선 안 된다. 외교ㆍ안보 변수를 함께 적절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전개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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