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의류명가 한세실업, 본업 위기 본업으로 정면돌파
OEM 의류명가 한세실업, 본업 위기 본업으로 정면돌파
  • 김미란 기자
  • 호수 425
  • 승인 2021.02.02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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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Insight
골칫거리 한세엠케이 지분 매도
글로벌 의류 소비 회복세
베트남산 OEM 기회 맞을까

손꼽히는 OEM 의류업체 한세실업에도 코로나19는 혹독했다. 글로벌 바이어들이 OEM 주문을 잇달아 취소했고, 새로운 성장동력이라 믿었던 자회사는 수익성만 악화시켰다. 하지만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는 법, 한세실업이 길었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흥미롭게도 악재를 돌파하는 전략은 본업의 강화다. 의류 OEM 등 본업의 위기를 본업으로 ‘정면돌파’하고 있다는 거다. 

베트남을 주생산지로 하는 한세실업에 코로나19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사진=한세실업 제공]
베트남을 주생산지로 하는 한세실업에 코로나19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사진=한세실업 제공]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전문업체인 한세실업은 한해 약 3억장의 옷을 만든다. 인도네시아·미얀마·과테말라 등 세계 7개국 15개 법인에서 만든 옷은 갭(GAP), 에이치엔앰(H&M), 자라(ZARA), 무지(MUJI)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상표를 달고 판매되거나 월마트와 타깃을 비롯한 대형유통업체의 PB로 생산된다. 

하지만 한세실업에도 코로나19는 피할 수 없는 폭풍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예정됐던 OEM 주문이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OEM은 한세실업의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한다. 그 가운데 미국 비중은 83%다.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세로 몸살을 앓자 한세실업이 어려움에 빠진 이유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15억원)을 냈다. 

자회사 한세엠케이도 골칫거리였다. 한세실업은 2016년 9월 TBJ, 앤듀(ANDEW), 버커루(BUCKAROO), NBA 등 저가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던 엠케이트렌드(한세엠케이 전신) 지분을 1190억원에 사들였다. 패션 브랜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NBA 브랜드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 한세 측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의 결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2016~2020년 연평균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세엠케이는 한세실업의 외형을 키우는 덴 일조했지만 2019년 239억원, 2020년 3분기 기준 100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수익성을 되레 악화시켰다. “본업도 본업이지만 자회사의 부진 때문에 한세실업의 실적 개선이 주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한세실업 안팎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영업이익(504억원)도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의류 수주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바이어들의 주문으로 방호복과 마스크를 만든 게 반전의 발판이 됐다. 

수직계열화의 효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한세실업은 2014년부터 원부자재 수직계열화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한세실업이 연간 구입하는 5억~6억 달러 규모의 원단 중 9000달러어치를 자체 조달 중인데, 2022년까지 이를 3억 달러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단 사업을 위해 자회사 칼라앤터치를 설립한 것 등에서 볼 수 있듯 한세실업의 원부자재 수직계열화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요 바이어들이 최근 칼라앤터치를 공식 채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마진은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가운 소식은 또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의류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국산 제품의 위세가 한풀 꺾인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한세실업의 주 생산지는 베트남이기 때문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중국산 의류 수입액이 12% 감소한 반면 베트남산 수입액은 4% 증가했다”며 “베트남을 주생산지로 하는 한세실업에는 코로나19가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골칫거리였던 한세엠케이도 떼내버렸다. 지난해 12월 한세실업은 보유하고 있던 한세엠케이 주식 50.8% 전량을 한세예스24홀딩스에 팔았다. 주당 단가는 3937원. 적자 자회사를 처분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장 매출이 3000억원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수익성 개선 효과만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높이면 외부 위협 요인에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세실업만의 가치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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