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알앤제이
억압에 짓눌린 학생들
책 한권이 낳은 변화

연극 알앤제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밑바탕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사진=쇼노트 제공]
연극 알앤제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밑바탕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사진=쇼노트 제공]

한밤중, 가톨릭 학교에 재학 중인 4명의 남학생들이 한데 모였다. 이들은 라틴어·수학·성경학습 등 엄격한 학교 일과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그들은 자신들만 알고 있는 비밀의 장소로 이동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탐독하기 시작한다. 붉은 천으로 감싸진 책을 한장씩 넘기면서 그들은 금지된 사랑과 폭력, 욕망의 이야기를 낭독하고 원작자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언어와 스토리에 매료된다. 

모임은 매일 밤 이어졌다. 학교 규율 위반임에도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책 속 인물들의 역할극에 점점 빠져든다. 급기야 자신들의 삶에 역할극을 투영하기 시작하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둘러쌌던 금기와 위험이 학생들의 일상에 녹아들어간다. 한여름 밤의 꿈을 꾸듯 소년들은 이제 자신들만의 결말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엄격한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한 연극 ‘알앤제이(R&J)’는 금지 독서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탐독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2018년 7월 한국 초연 무대가 열린 이래 2019년 6월 재연 공연까지 총 4만7000명의 누적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그 덕분에 오로지 관객의 선택으로만 수상작이 결정되는 ‘2018 SACA’에서 최고의 연극상을 받았다.

아울러 그해 연극 부문 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남우신인상을 석권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재연 무대에 함께 했던 배우들과 새로운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져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역할극에서 ‘로미오’를 연기하는 학생 1역은 연극 ‘킹스스피치’ ‘레드’ 등에서 열연을 펼친 박정복과 뮤지컬 ‘시데레우스’ 등에서 호평을 받은 기세중이 맡는다. ‘줄리엣’ ‘벤볼리오’ ‘존 수사’ 등을 맡는 학생 2로는 재연 당시 관객들의 극찬을 받은 강영석과 뮤지컬 ‘쓰릴 미’ 등에서 활약한 이해준이 출연한다. 

‘머큐쇼’ ‘캐풀렛 부인’ ‘로렌스 수사’를 연기하는 학생 3은 재연 당시 ‘학생 4’로 열연을 펼친 오정택과 뮤지컬 ‘세자전’ ‘쓰릴 미’ 등으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구준모가 맡는다. ‘티볼트’ ‘유모’ 등의 역을 맡는 학생 4로는 연극계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송광일과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등에서 개성 있는 매력을 보여준 최호승이 출연한다. 알앤제이는 2월 5일부터 5월 2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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