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기특한마켓
판매 수익 1% 기부 원칙
소상공인 위한 프리마켓 진행
펀딩 등 꾸준한 사업 확장

코로나19란 몹쓸 바이러스로 ‘아이템’을 바꿨다. 2016년 창업 이후 주력으로 삼았던 ‘프리마켓’을 열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발 빠르게 ‘온라인 마켓’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판매수익의 1%를 기부한다”는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수익 대신 ‘아름다운 공생’을 택한 이곳은 예비사회적기업 ‘기특한마켓’이다.

봉영선 대표는 “1% 기부 원칙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봉영선 대표는 “1% 기부 원칙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장사를 업業으로 삼으셨던 부모님의 길을 그대로 쫓았다. 작은 공방을 열고 ‘향기 나는’ 초를 만들어 팔았다. 홍대에선 좌판을 펼쳐놓고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판매했다. 온라인 쇼핑몰이 활성화한 후엔 수십명의 상인이 입점해 있는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 가입해 함께 활동했다.

손재주가 좋아서인지 초는 물론 액세서리도 잘 팔려나갔다. 공방으로 오는 방문자는 더 늘어났고 알음알음 찾아주는 사람이 많아졌다. 쇼핑몰 ‘기특한마켓’을 운영하는 봉영선(40) 대표에게 2015년은 ‘기회의 장場’이 열린 해였다.

그러던 어느날 ‘지역 커뮤니티 카페’가 운영상 문제로 폐쇄됐고, 입점해 있던 상인들이 졸지에 판로를 잃었다. “날짜도 정확히 기억해요. 2015년 12월 21일. 갑자기 판로가 사라지니 저도, 상인분들도 막막했어요. 그렇다고 두손 놓고 있을 순 없었어요. 10여명의 상인 분들과 뜻을 모아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했죠.”

쉽지 않은 길이었다. 물건을 파는 온라인 플랫폼은 이미 차고 넘쳤다. 봉 대표로선 남다르고 좀 더 의미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만든 게 판매수익의 1%를 기부하는 ‘기특한마켓(2016년)’이었다.

처음엔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17개로 시작한 입점업체가 6개월 만에 70여개로 늘었다. 하지만 부쩍 늘어난 입점업체를 조율하고, 소비자의 평판을 관리하는 건 봉 대표 혼자 감당하기엔 벅찬 일이었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을 기획·주최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선택과 집중’ 전략이었다.

봉 대표는 자영업자나 영세상인들을 위해서 프리마켓을 열었다. 판매수익의 1% 기부원칙도 뚝심 있게 고수했다. 결과는 알찼다. 기특한마켓은 2018년 단비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2019년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2020년 들어 기특한마켓은 ‘혹독한 시절’을 보내야 했다. 코로나19란 몹쓸 바이러스 탓에 사람들의 바깥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프리마켓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던 기특한마켓도 멈춰 섰다. 고육지책으로 봉 대표는 ‘온라인 마켓’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마켓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엔 남대문 머리끈 전문업체 아현사와 ‘기특한 펀딩’을 함께 진행해 성공률 144%를 기록했다. 아이들이 장난 삼아 잡아당겨도 아무런 위험이 없는 ‘기특한 스트랩’, 머리끈이 호신용으로 깜짝 변신하는 ‘안전용 호루라기 머리끈’, 팔찌처럼 착용하다 머리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패션 머리끈’ 등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봉 대표는 “살아남는 게 중요해진 시대가 됐지만 ‘어떻게 생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쉬운 상황이 아니에요. 온라인 마켓에서 얼마만큼 성과를 낼지도 모르겠고요. 다만, 판매수익 1% 기부 원칙은 끝까지 지킬 겁니다. 우리가 잘 모르지만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정말 많거든요(웃음).” 그는 수익 대신 ‘아름다운 공생’을 택했다. 기특한마켓다운 기특한 선택이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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