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비건푸드·건기식 낸 농심
신사업 시장서 통할까

농심이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계열사인 태경농산에서 생산하는 비건푸드 브랜드 ‘베지가든’을 정식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다이어트 식품도 출시했다. 농심은 신시장에서 ‘라면 체질’을 바꿀 수 있을까. 

농심은 지난 1월 ‘베지가든’으로 비건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엔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건강기능식품도 출시했다. [사진=뉴시스]
농심은 지난 1월 ‘베지가든’으로 비건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엔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건강기능식품도 출시했다. [사진=뉴시스]

라면·스낵 분야의 강자 농심이 비건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월 농심은 비건푸드 브랜드 ‘베지가든’을 공식 론칭했다. 베지가든은 대체육·HMR·소스·식물성 치즈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다. 베지가든은 론칭과 함께 ‘숯불향 떡갈비’ ‘바삭 탕수육’ ‘치폴레소스’ ‘체다치즈 슬라이스’ ‘매운 떡볶이’ 등 무려 18종의 제품을 냈다. 2월 중 9개 제품을 추가해 총 27개 제품을 갖출 예정이다.
 
베지가든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곳은 농심 계열사 중 농수산식품 가공회사인 태경농산이다. 이 회사는 ‘콩고기’로 불리는 대두단백과 고기 성분이 없는 라면 수프를 제조하면서 비건푸드 제조 기술을 쌓았다. 농심 측은 “태경농산이 가진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로 비건푸드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며 “HMMA는 대체육의 수분 함량을 높이는 신기술로, 고기 특유의 육즙과 맛, 식감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농심은 지난해 2월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라이필’ 브랜드를 론칭하고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도 발을 뻗었다. 라이필의 ‘먹는 콜라겐’은 1년간 200억원 가까이 팔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그해 12월에는 단식모방식단(FMD) ‘meme5(밈오)’도 출시했다. 밈오는 5일간 식사 대신 먹는 저칼로리 제품으로, 죽·수프·차·영양바 등으로 구성됐다. 

본업서 승승장구하는 농심이 비건푸드와 건기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 다각화로 라면과 스낵 분야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거다. 농심의 전체 매출에서 라면은 75%, 스낵은 1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업계 리딩기업으로서 새로운 분야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라며 “라면·스낵이 중심이지만 식품종합기업으로서 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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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사업이 자리 잡기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푸드와 건기식 모두 ‘뜨는’ 분야는 맞지만 경쟁자가 많다. 비건푸드 시장엔 동원F&B(비욘드미트), 롯데푸드(제로미트), 오뚜기(그린가든), 바이오믹스테크(고기대신) 등 먼저 자리잡은 업체들이 수두룩하다. 시장 규모 역시 아직은 미미하다. 자칫 농심이 출혈경쟁을 빚을 수 있다는 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건푸드를 향한 관심은 많은데 막상 제품의 판매량은 더디게 늘어난다”며 “주목받는 시장이다 보니 여러 업체가 뛰어들고 있지만 실적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건기식 분야도 경쟁이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2015년 ‘검은콩 펩타이드’로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쓴잔만 마신 농심으로선 부담스러울 공산이 크다. 더구나 그사이 시장은 4조9000억원대로(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커졌고, 풀무원·CJ제일제당 등 업체들은 ‘맞춤형 건기식’을 줄줄이 출시했다. 농심 측은 “건기식은 사내 스타트업에서 출시하는 거라 본격적인 시장 진출로 보긴 어렵다”며 “제품군 확대를 검토 중이지만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라면·스낵시장의 강자 ‘농심’은 과연 새 시장에서 이름값을 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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