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주류업계 침체 속 역대 최고 매출
유통채널 다변화로 성장곡선
2030 겨냥한 SNS 마케팅 활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김기환 대표는 지평주조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사진=지평주조 제공]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김기환 대표는 지평주조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사진=지평주조 제공]

‘지평막걸리’를 생산하는 지평주조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인 3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4%나 성장한 건데, 고리타분한 이미지의 막걸리가 주류업계 침체 속에서 어떻게 날개를 달 수 있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지평막걸리의 팔색조 변신을 취재했다. 

막걸리 전문업체 지평주조의 매출이 10년 새 150배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식당과 주점 등이 문을 제대로 열지 못했음에도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대치인 308억원을 기록했다. 10여년 전인 2010년만 해도 매출이 2억원에 불과했던 지평주조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평주조는 1925년 경기도 양평의 지평양조장에서 시작됐다. 1대 사장인 이종환씨가 설립한 지평주조를 1960년 김교십 대표가 인수해 그의 아들 김동교 대표(1980년)에게 경영권을 넘겼고, 지금은 손자인 김기환 대표(2010년)가 가업을 잇고 있다.

100년 역사의 지평주조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건 5년 전부터다. 2015년 지평주조는 저도주 트렌드에 발맞춰 막걸리 알코올 도수를 기존 6도에서 5도로 내렸는데, 그것이 변화의 분수령이 됐다. 지평주조의 매출은 그해 45억원까지 뛰어올랐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김기환 대표는 이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먼저 균일한 맛을 위해 시스템을 바꿨다. 장인들의 손맛에 의지하는 방식으로 맛과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균질한 맛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모든 것을 정량화하고 수치화했다. 김 대표는 “오랫동안 일해오신 분들의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일관된 지평의 맛을 낼 수 있었다”며 “가장 본질적인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중심이던 영업망도 전국으로 넓혔다. 2017년 강원·부산·경남·충청·전북을 시작으로 영업네트워크를 확대한 지평주조는 2년 만에 제주도에 대리점을 열었다. 수도권 막걸리에서 전국구 막걸리로 발돋움한 셈이다. 유통채널을 추가한 것도 주효했다. 

지평주조는 식당·주점 외 국내 주요 편의점에 입점했는데, 그것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뜻하지 않게 효자 노릇을 했다. 모여서 술을 마시는 것이 어려워지자 편의점이나 집앞 슈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지평주조의 매출도 성장곡선을 탔다.

2018년에 시작한 SNS 마케팅도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막걸리는 촌스럽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지평주조는 지평막걸리와 어울리는 이색 안주를 제안하거나 막걸리를 색다르게 연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광고동아리와 협업해 SNS 콘텐츠도 제작했다.

지평주조만의 고유성을 지키면서도 막걸리의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발걸음으로 풀이된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판매채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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