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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생수 시장
무라벨과 PB생수 상관관계

생수 시장에 무라벨 생수 붐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생수 시장에 무라벨 생수 붐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생수병에 붙은 라벨을 떼어낸 ‘무라벨’ 생수가 세상에 처음 나온 건 2018년이다. 당시 일본 아사히음료는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자사 생수에서 라벨을 떼어냈다. 이른바 ‘라벨리스(labeless) 생수’였다. 라벨에 사용하는 자재를 줄이고 분리수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한국 생수시장에 ‘무라벨’ 붐이 일고 있다.

가장 먼저 불을 지핀 건 롯데칠성음료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8.0 ECO(이하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했다. 라벨을 없애고 생수 관련 의무표시 사항을 뚜껑을 덮는 비닐에 게재한 친환경 제품이다. 소비자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아이시스 에코는 지난해 1010만개 이상 판매됐다. 무라벨 생수에 소비자가 반응한 건 무엇보다 재활용이 편해서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정부가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한 후 버리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시행하면서 무라벨 생수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관련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건 유통업계다. 롯데마트는 올해 1월부터 자사 PB생수인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에코’에서 라벨을 떼어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PB생수 전 품목을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라면서 “연간 2만1800㎏의 폐기물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편의점 CU(BGF리테일)도 동참했다. CU는 올해 2월부터 PB생수인 ‘헤이루 미네랄워터’ 500mL 제품을 무라벨로 출시했다. 차별화를 위해 뚜껑에 BI(Brand Identity) 컬러인 ‘보라색’을 적용했다. 향후 PB생수 전 제품에 무라벨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다른 편의점 GS25(GS리테일)도 2월 PB생수 ‘유어스DMZ맑은샘물’ 번들(6입) 제품을 무라벨로 출시했다. 

흥미로운 점은 ‘브랜드’를 구별하기 힘든 무라벨 생수가 확산할수록 유통업계 PB생수의 입지가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생수의 경우 브랜드 외엔 사실상 차별화 포인트가 많지 않아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생수를 고를 때 가격을 가장 많이 고려하는 만큼 라벨 없는 생수가 확산할수록 브랜드보단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생수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수산식품유통공사(2019년)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생수를 구입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는 ‘가격(48.6%ㆍ복수응답)’이다. 
관건은 무라벨 생수가 얼마나 확산하느냐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NB(National Brand) 생수의 경우 무라벨 생수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 1위인 제주삼다수(제주개발공사)는 6월 무라벨 생수 ‘제주삼다수 그린 에디션(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무라벨 생수의 전면적 확대는 아니다. 제주삼다수 가정배송 앱에 한해서 판매할 방침이다. 업계 2위 백산수(농심)는 무라벨 생수를 도입할 계획이 아직까지 없다. 농심 관계자는 “생수병을 만드는 데 드는 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벨 뗀 PB생수는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친환경을 실천하고 그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해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PB생수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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