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新언어 ‘패션’

 
정치인에게 패션은 언어다. 국민 앞에서 공약을 말하듯 스타일로 자신의 신념을 표현한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50여일 앞두고 대권주자 3인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들의 패션도 주목을 끌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보수와 품격의 대명사다.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트러짐 없는 스타일을 추구한다. 기계로 찍어낸 듯 한결같은 올림머리와 어두운 계열의 투피스 정장은 ‘박근혜 스타일’로 불렸다. 신뢰의 이미지를 형성한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양날의 칼처럼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단점이 있었다. 소통의 시대에 큰 핸디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부터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했다. 진처럼 편안해 보이는 소재를 활용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형성하려했다. 자주•주황•노랑 등의 다채로운 색상 변화로 어머니 같은 따뜻함이 느껴지도록 공을 들이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박 후보의 변신이 유권자에게 제대로 먹힌 듯하다.

국내 패션 전문 쇼핑몰이 대권주자의 패션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에서 박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박 후보는 ‘상황에 맞게 가장 옷을 잘 입는 패션 대통령’으로 선정됐다. 설문에는 1116명이 참여했다. 패션으로 얼음공주의 이미지를 깨는데 성공한 박 후보가 다가오는 대선
 
에서도 표심을 얻는데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편안한 아웃도어룩이 잘 어울리는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훤칠한 키와 넓은 어깨 등의 적당한 체격 조건이 표를 얻는데 일조했다. 거기에 시원한 이목구비까지 더해져 아웃도어룩이 멋스럽게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문 후보는 그만의 스타일로 세련된 안정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팔을 걷은 흰 셔츠를 편안하게 걸친 모습은 반백머리와 멋스럽게 어울린다. 넥타이를 작용해야 할 때는 심플한 스트라이프 패턴을 선택해 젊은 감각을 뽐낸다.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했을 당시에는 레드 컬러의 카디건을 입어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때때로 특전사복이나 유도복, 야구 유니폼도 소화해내며 소탈한 인간미를 강조한다.

젊음의 상징 ‘청바지’를 가장 잘 소화하는 후보로는 안철수 후보가 뽑혔다. 패션 대통령 2위에 랭크되기도 한 그는 실제로도 노타이에 푸른 셔츠를 즐겨 입는 캐주얼룩 마니아다. 젊은 정치인 이미지는 2대8의 복고풍 머리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는 ‘수트의 정석’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안 후보는 수트 패션에도 기존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기존 정치인은 블루나 레드와 같은 권위적 컬러의 넥타이를 선호했다. 반면 안 후보는 핑크골드, 그레이, 골드 계열 컬러의 타이를 착용해 정치 신인 이미지를 표현하려 했다.

 
하지만 설문결과는 유권자들이 청바지를 입은 안 후보에 끌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멋진 수트 패션보다는 자유롭고 진취적인 청바지를 입고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참신함으로 표심을 얻으려 하는 안 후보 역시 딱딱한 정장보다는 젊고 편안한 의상을 주무기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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