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뗀 백화점, 만년 3위 현대백화점의 선전포고
백화점 뗀 백화점, 만년 3위 현대백화점의 선전포고
  • 이지원 기자
  • 호수 429
  • 승인 2021.02.22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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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더현대 서울 개점
10년 만의 서울 시내 백화점
백화점 업계 판도 뒤흔들까

현대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과 함께 백화점 ‘톱3’로 꼽힌다. 하지만 매출 규모 면에서 두 업체에 밀려 ‘3위’에 머물러 왔다. 그런 현대백화점이 최근 ‘야심작’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서울 시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여는 ‘더현대 서울’이다. 명칭에서 아예 ‘백화점’을 떼버린 더현대 서울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현대백화점이 서울 여의도에 신규 백화점 더현대 서울을 개점한다.[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서울 여의도에 신규 백화점 더현대 서울을 개점한다.[사진=현대백화점]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 종전에 없던 미래형 백화점…. 숱한 수식어와 함께 유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있다. 현대백화점이 2월 26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여는 ‘더현대 서울’이다. 2016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을 만큼 현대백화점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10년 만에 서울 시내에 문을 여는 신규 백화점이기도 하다. ‘백화점’이란 단어를 빼버린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더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파격과 혁신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면서 “(더현대 서울을)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깬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으로 미래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더현대 서울은 규모 면에선 지하 7층~지상 8층, 영업면적 8만9100㎡(약 2만7000평)로 서울 시내 백화점 중 가장 크다. 기존 1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8만6500㎡(약 2만6000평)보다 2600㎡(약 786평) 넓다. 

고객의 동선도 다른 백화점과 차별화를 꾀했다. 매장 내부를 ‘대형 크루즈’ 형태를 떠올리게끔 디자인했다. 기둥을 없애고, 지상 1층~5층까지 타원형으로 이뤄진 ‘순환동선’을 채택했다. 고객이 오가는 통로폭을 최대 8m로 넓힌 것도 흥미롭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 대비 2~3배 넓은 폭이다”면서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고객에게 안전한 쇼핑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매장 곳곳에 1만1240㎡(약 3400평)에 달하는 조경공간을 갖춰 계절감을 느낄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아울러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MZ(밀레니얼ㆍZ)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무인 매장’, 향후 다시 한국을 찾을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명명한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Tasty Seoul)’도 눈길을 끌 만하다. 

그렇다면 업계 3위에 머물러온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통해 ‘서울 대표 백화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적지 않다. 여의도라는 입지가 주는 프리미엄이 상당해서다. [※참고 : 서울 시내 백화점 점포당 매출 순위(2020년 업계 추정치ㆍ연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2조원),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1조4000억원), 롯데백화점 잠실점(1조4000억원), 현대백화점 무역점(8800억원) 등 순이다.] 

이정희 중앙대(경제학) 교수는 “여의도는 금융허브이자 주거지구, 업무지구라는 복합적 특성을 지녔다”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향후 여의도가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발전할 경우 더현대 서울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백화점 매출을 이끄는 ‘명품’ 라인업이 완전하지 않다.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ㆍ루이비통ㆍ에르메스 등의 입점이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떤 브랜드가 입점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여의도가 주말보다 주중에 사람이 몰리는 업무지역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더현대 서울 개점을 앞두고 영등포 일대 백화점들이 리뉴얼을 단행했다.[사진=롯데쇼핑]
더현대 서울 개점을 앞두고 영등포 일대 백화점들이 리뉴얼을 단행했다.[사진=롯데쇼핑]

숙제는 또 있다. 초대형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주변 상권을 빨아들일 경우 4~6㎞ 주변에 둥지를 틀고 있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신도림), 신촌점, 목동점과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ㆍ자기시장잠식)이 생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정희 교수는 “더현대 서울 개점에 맞춰 리뉴얼을 단행한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이나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뿐만 아니라 근거리의 현대백화점도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짚었다. 기대 속에 여의도 한복판에 둥지를 튼 ‘백화점 뗀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결과는 곧 나온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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