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앱 비교해 보니…

자산관리 앱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가 적지 않습니다. 자산의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지출과 부족한 금융상품을 안내해주는 기능도 있어, ‘내 손안의 자산관리사’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자산관리 앱 시장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하면 금융사와 핀테크사 사이의 격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산관리 앱은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을까요.

자산관리 앱을 사용하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금융생활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중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은 1억2825만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5178만명의 2배가 넘는 수입니다. 인터넷뱅킹을 포함한 모바일뱅킹의 업무처리 비중(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은 64.3%를 기록했습니다.

금융권의 제도 개선도 이런 추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은행계좌의 조회·이체 업무를 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2019년 12월 시작됐습니다.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통합관리하고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금융사와 핀테크사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자산관리 앱입니다.

이 앱만 있으면 계좌잔고를 확인하고, 신용도를 조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입·지출을 관리받거나 보험·투자상품을 소개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산관리 앱을 둘러싼 경쟁이 불붙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획득한 28개 금융사와 핀테크사가 치열하게 경쟁 중입니다.

그렇다면 인기 있는 자산관리 앱은 무엇일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앱애니와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모바일 인덱스의 자산관리 앱 순위 1~3위를 살펴봤습니다.[※참고: 유료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는 앱과 사용자가 직접 자산내역과 현금흐름을 작성해야 하는 가계부 형태의 앱은 제외했습니다.] 모바일 인덱스에서 순위권에 속한 자산관리 앱은 핀크·뱅크샐러드·KB마이머니 등입니다. 앱 애니에선 뱅크샐러드·KB마이머니·토스가 상위권에 포함됐습니다. 하나씩 살펴보시죠.

뱅크샐러드는 국내 최초의 자산관리 앱으로 불립니다. 지난해 5월 기준 가입자는 700만명, 누적 연동관리금액은 220조원을 기록했습니다. 뱅크샐러드의 가장 큰 특징은 은행·신용카드는 물론 부동산과 자동차 같은 실물자산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계부 기능도 좋습니다. 카드별 사용 내용은 물론 일별 지출 내역도 확인할 수 있어 하루에 얼마나 지출을 하는지 한눈에 살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노후에 수령할 수 있는 연금의 금액도 알 수 있고, 사용자의 건강검진 자료와 소비를 바탕으로 분석한 건강정보 확인도 가능합니다. 

지난해 누적가입자 1800만명을 돌파한 토스도 소비자가 많이 사용하는 자산관리 앱입니다. 토스는 간편송금 시스템으로 시작했지만 자산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토스는 사용자의 소비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디에서 가장 많이 소비했는지, 할부는 얼마나 남았는지, 어디에 가장 많이 지출했는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원비 돌려받기’도 매우 유용합니다. 깜빡하고 지나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 청구가 가능해 병원비를 돌려받는 데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1일 운전자보험 등의 미니보험 상품도 판매합니다. 아쉬운 점은 부동산 자산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아파트와 오피스텔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커지는 자산관리 앱 시장


KB마이머니는 다른 자산관리 앱과 마찬가지로 금융·실물자산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KB마이머이의 장점은 진단 기능입니다. 부채비율, 금융자산 규모, 금융상품 유형, 투자성향 등을 분석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용자의 자산내용을 평균 연령대와 비교하는 기능이 눈에 띕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자산은 얼마나 모았지’ ‘부채는 얼마나 많은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내집 마련 시 대출이 가능한 금액과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산관리 앱에 한계가 없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자산관리 앱이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아쉽습니다. 숨은 리스크도 있습니다. 자산관리 앱의 서비스가 대출·보험·신용카드 등의 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대출이 그렇습니다. 자산관리 앱에서 추천하는 대출 대부분이 저축은행·캐피탈 등의 제2금융권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산관리 앱에서 추천하는 대출상품의 금리는 5.9~23.5%로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가 직접 판매하는 대출상품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대출을 신청하면 해당 금융사의 앱을 새로 설치하거나 추가적인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자산관리 앱이 대출알선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대출상품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은 시중은행과의 제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우대금리 제공이나 금리할인 혜택을 통해 고객의 이자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시죠. “시중은행은 자사의 상품을 알리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제휴가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대출 상품의 금리 비교를 통해 이자율 인하 경쟁이 이뤄질 수 있게 유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데다 대출을 이용할 경우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수익을 내기 위한 궁여지책이겠지만 조금 더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며 “제2금융권의 조달금리를 낮춰 금리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도 방안 중 하나”라고 조언했습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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