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로 응급수혈, 갈 길은 아직 ‘구만리’

1조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용산역세권개발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사업자간 갈등으로 부도위기에 몰린 상태다. 그러나 주주들 사이에서 ‘일단 최악의 위기는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자금 확보방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사업정상화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 용산국제업무지구 주주들은 지난 11월 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500억원의 ‘CB 주주배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사진은 용산철도부지 전경.

부도 위기에 몰렸던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일단 진정됐다.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던 주주들이 전환사채(CB) 발행에 합의하면서 자금 확보의 물고가 트였기 때문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는 11월 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500억원의 ‘CB 주주배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난해 7월 코레일은 자금난에 빠진 용산사업 정상화를 위해 4조원대의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출자사들은 4000억원 증자를 약속했고, 이번에 확보된 자금은 그 일환이다.

지난해 10월 1차분 1500억원이 발행됐지만 드림허브 1ㆍ2대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간 사업 주도권 다툼이 커지면서 2차 발행은 계속 미뤄져왔다. 그동안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측 수장이 조만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 또한 수습국면에 들어갈 거란 해석도 나온다.

이번 CB발행은 지분율대로 자금 부담을 나누는 주주배정 방식이다. 이는 당초 코레일 측이 원했던 형태다. CB는 금리 5%, 만기보장수익률 3개월 복리 연 5% 등의 조건으로 12월 13일 발행된다.

1조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용산역세권개발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사업자간 갈등으로 추가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서 곤란을 겪어왔다. 남은 자금이 28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재정난도 심해졌다. 오는 11월 14일 재산세 60억원과 다음 달 17일 종합부동산세 59억원 그리고 금융이자 145억원을 내지 못하면 부도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결국 출자사들 사이에서도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번 CB 발행으로 사업주체인 드림허브는 지난해 코레일에 매각한 랜드마크빌딩의 2차 계약금 4161억원도 함께 받게 됐다. 이로써 총 6660억원의 사업자금을 조달로 일단 파국위기는 모면하게 됐다.

아직 가야할 길 멀어

드림허브는 자본금을 확충함에 따라 중단된 토지오염 정화공사와 보상 및 인·허가를 재개할 방침이다. 하

▲ 부도직전까지 몰렸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재개발사업이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사진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지만 사업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 개발 방식을 둘러싼 1·2대 주주 간 갈등도 아직 잠복해 있는 상태다. 주주들이 납기일까지 제대로 증거금을 납입할지도 미지수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일단 최악의 위기는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자금 확보안이 통과됐지만 주주들이 순순히 CB를 인수할 것인지는 마감일까지 가 봐야 아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옛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시행사 지분 45.1%에 대한 코레일의 인수여부는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661억원 만기연장 안건도 발행조건 재협의를 위해 보류됐다. 그러나 상정된 또 다른 안건인 ‘푸르덴셜 이사 교체건’은 통과됐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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