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판매처로 뜨는 카톡
접근성·편리함·신뢰도 강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명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3대 명품 중 하나인 샤넬(뷰티)에 이어 티파니앤코, 비비안웨스트우드 등이 이곳에 공식 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면세점 중 처음으로 신세계 면세점이 입점해 면세 재고품을 팔았다. 이들 업체가 카카오톡을 찾는 이유는 뭘까.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명품의 온라인 판매처로 뜨고 있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명품의 온라인 판매처로 뜨고 있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지난 1월 말, 신세계 면세점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공식 브랜드관을 열었다. 국내 면세점 중 최초 입점이기도 하다. 신세계 면세점은 카카오톡에서 장기 면세 재고품 중 끌로에·폴스미스·롱샴·로에베 등 해외 유명 브랜드 40여개의 제품 500개 이상을 판매했다. 신세계 면세점이 여러 개의 온라인 판매처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 행보였다. 

이 면세점은 그동안 내수 재고품 전문몰인 쓱스페셜과 SSG닷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인 S.I.빌리지를 통해 면세 재고품을 판매해왔다. 이중 SSG닷컴과 S.I.빌리지는 선물하기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굳이 카카오톡을 찾은 셈이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선물을 할 수 있다는 간편함으로 비대면 쇼핑의 대표적인 채널로 떠올랐다”며 “기존 채널도 있긴 하지만 판매 통로를 늘리기 위해 카카오톡에 입점했다”고 말했다. 


사실 신세계 면세점의 입점이 유별난 일은 아니다. 카카오톡이 모바일 명품 구매 채널로 주목받고 있는 데다, 카카오톡을 찾는 명품 브랜드도 늘고 있어서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2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명품 선물’ 테마를 신설했다. ‘선물하기’ 코너에서 명품 거래를 본격적으로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는데, 이 ‘통 큰’ 한수手는 통했다. 명품 테마가 생긴 후 명품 잡화 거래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인기는 입점한 명품 브랜드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이른바 ‘3대 명품(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중 하나인 샤넬이 화장품 라인인 ‘샤넬 뷰티’로 선물하기 코너에 입점했다(공식 브랜드 스토어). 샤넬이 국내에서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문을 연 온라인 전문관이었다. 샤넬은 여기서 대표 제품인 향수·립스틱을 판매하고 있다. 의류·가방보다 단가가 낮은 화장품이긴 하지만, 샤넬이 다른 명품 브랜드의 행보에 지표가 될 만큼 상징적인 업체라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접근성 좋고 신뢰도 높아

샤넬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엔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Co.)’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브랜드관을 열었다. 티파니앤코가 국내 온라인몰에 정식 입점한 건 처음이었는데, 수많은 업체 중에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택했다. 그밖에도 비비안웨스트우드, 몽블랑 등이 선물하기 코너에 브랜드관을 열었고, 명품 브랜드는 아니지만 애플도 이곳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카카오톡의 문을 두드리는 걸까. 무엇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접근성만큼이나 거래액·유입자 등 실적이 두드러진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연간 거래액은 3조원을 넘고, 월 유입자 수는 21 73만명(2020년 12월 기준)에 달한다. 국내 선물하기 시장에선 점유율 70%대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온라인몰을 압도하는 수치다.

명품 브랜드의 온라인 플랫폼이 약하다는 것도 한몫했다. MZ세대, 특히 10대가 명품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명품 브랜드는 콧대를 꺾고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기 시작했는데, 단기간에 자리를 잡는 건  쉽지 않았다. 명품 브랜드가 카카오톡을 찾는 이유다. 패션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명품 업체 중 온라인이나 모바일 플랫폼을 제대로 갖춘 곳이 많지 않다. 플랫폼 구축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거래액, 유입자 등이 탄탄한 카카오톡을 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본사 판매 제품 아닌 것도 있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믿고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도 명품의 입점을 부추겼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소셜커머스·오픈마켓과 달리 판매자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카카오 커머스가 판매자로부터 상품 정보를 받아 일괄적으로 게시하는 위탁계약 형태로 운영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제품 상세페이지가 통일된 형식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인데, 이는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발판이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제품을 판매처별로 나누지 않고, 카테고리·브랜드·테마로만 분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구매창이 깔끔하고 브랜드별로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큰 신뢰감을 줬다. 제품 하나를 구매하기 위해 여러개 업체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완전무결’한 건 아니다. 선물하기를 통해 명품을 구매할 때 눈여겨봐야 할 점도 있다. 무엇보다 판매처를 내세우지 않는다는 건 브랜드 공식 스토어와 일반 판매자의 구분이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일례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프라다·발렌시아가 제품은 본사가 아닌 병행수입업체나 편집숍에서 판매하는 것들이다. 

카카오톡이 접근성, 편리함, 신뢰도 등을 무기로 명품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카카오커머스 제공]
카카오톡이 접근성, 편리함, 신뢰도 등을 무기로 명품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카카오커머스 제공]

공식 스토어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판매창 상단의 공지사항이나 제품 상세페이지를 살펴봐야 한다. 카카오 커머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가짜제품(일명 짝퉁)이 팔린 적은 없다”며 “브랜드 본사·백화점·정식 수입 통관 업체 등 믿을 만한 판매처를 선별해 입점시킨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고가의 제품을 주고받을 때 주의할 점은 또 있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제품을 교환하거나 반품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이다.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명품은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만큼 변심이나 제품 하자로 인한 교환·반품 절차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 커머스 측은 “제품을 받은 사람도 교환·반품이 가능하긴 하지만 고객센터를 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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