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령자는 내보내고 연봉 적은 신입사원으로 채워 총원은 유지

국내 금융사들이 극심한 경기 불황의 여파로 올해 최대 3400여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금융권은 2010년, 2011년 각각 5000여명의 인력을 줄였지만 불황이 장기화하자 또다시 대규모 감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12일 국내 은행ㆍ보험ㆍ카드사들은 경기 침체에 대응해 연초부터 인력을 줄였으며 연말에는 희망퇴직 형식으로 구조 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력 감축 규모는 외국계를 포함한 은행이 1800여명, 생명ㆍ손해보험사가 600여명, 카드ㆍ캐피탈이 1000여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융권 종사자 17만여명의 2%에 해당한다.

올해 3400여명이 감축돼도 금융권 종사자 총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ㆍ보험ㆍ카드사들이 평년 수준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몸값이 비싼 고연령자는 내보내고 연봉이 적은 신입사원으로 채워 총원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은행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연말까지 200여명을 희망퇴직시키기로 했다. 시티은행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4년 만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6명의 인원을 줄인데 이어 올해는 희망퇴직으로 230여명을 줄였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수익성 악화와 인사적체 심화 등 은행이 처한 상황으로 볼 때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도 감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보험업계는 중소형사 위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석 달째를 맞은 ING생명과 예금보험공사가 위탁 경영을 하는 그린손해보험, 외국계 소형 생ㆍ손보사들은 이미 400명 넘게 감원했다. 여기에 추가로 연말까지 200여명가량 추가 감축할 계획이다.

실적하락과 가맹점 수수료 분쟁 등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는 카드사는 계약직 위주로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900여명의 계약직 직원들이 카드업계를 떠났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이사 직급을 없애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서 연말까지 상시 인력감축을 할 계획이다. 현대카드 또한 최근 직제 개편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 삼성카드 등 나머지 전업 카드사들도 정규직을 대상으로 100여명 줄일 예정이다.

심하용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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