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회로기판의 총아 이녹스

우리나라는 반도체 소재산업 분야에서 일본•대만 등과 치킨게임을 벌여 왔다. 치킨게임은 승자가 모든 걸 차지한다. 일본과 대만의 업체는 시장에서 밀려났고, 국내업체 이녹스는 살아남았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강점이다. 이녹스는 소재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 이녹스 아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반도체 소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이녹스 제공>

이녹스는 연성회로기판(FPCB)의 소재인 연성독박필름(FCCL)과 커버 레이(Cover Lay)•본딩시트를 생산하는 업체다. FPCB에 쓰이는 소재의 모든 생산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초로 FCCL과 관련 전품종 UL인증을 획득했다. UL인증은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 블룩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비영리 기관이 수행하는 일종의 안전마크다. 재료•장치•부품•도구류 제품의 기능이나 안전성을 평가해 통과하면 UL인증 마크를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FPCB의 주요 소재는 일본의 아리사와사가 과점하고 있었다. 이녹스가 2003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물품확보에 물꼬가 터졌다. FPCB의 주요 원재료는 폴리아미드(PI) 필름이다. PI필름은 IT와 우주항공 분야에서 각광 받는 미래 핵심소재다. 주로 LCD와 PDP TV•휴대전화•디지털 카메라 안에 들어가는 FPCB의 원판에 사용된다.

현재 이녹스는 PI필름을 ‘SKC코오롱PI’로부터 조달받고 있다. SKC코오롱PI 또한 매출액의 50% 이상이 이녹스를 통해 발생한다.

 
2006년부터 유해물질 제한지침(RoHS)의 의무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녹스는 할로겐 프리제품(유해물질 사용을 제한한 제품)을 기존 제품과 동일한 성능•가격에 출시했다. 그 결과, FCCL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이녹스의 실적은 잠시 부진했다. 단가 하락으로 인한 일본•대만업체와의 과열경쟁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해외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일본•대만업체는 2009년 한국에서 철수했다. 현재 이녹스는 ‘치킨게임’ 승자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FPCB산업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이 경쟁적으로 디바이스를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PCB 소재를 생산하는 이녹스는 덩달아 수혜를 받고 있다.

반도체 접착용 소재 국산화

이녹스의 전자파 차판필름(EMI차폐필름) 또한 월 10억 이상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2013년 이녹스의 FPCB 소재분야 매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녹스는 2013년부터 FPCB 소재 분야에서 신규사업을 진행한다.

이녹스 매출의 10%는 반도체 접착소재에서 발생한다. 이녹스는 2004년 반도체 칩과 기재회로간의 접착용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녹스가 개발한 제품은 LoC(lead on chip) 테이프와 LLT(lead lock tape) 등이다. 반도체 패키지용 접착 제품들이다. 반도체 패키지 공정소재의 일종인 QFN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이들 제품은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LoC는 하이닉스 물량의 80%를 공급한다.

이처럼 이녹스는 소재산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성장에 따라 안정적인 실적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선 이녹스가 신규 아이템 분야에서도 고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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