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BMW 국내 최초 공급 비결

국내 타이어업계에서 BMW는 ‘좁은 문’으로 통한다. 깐깐하기 때문에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라서다. 이 문을 연 업체가 있다. 한국타이어다. 이 회사는 싸면서도 품질 좋은 타이어로 BMW를 홀렸다.

▲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은 BMW 3시리즈에 공급하는 초고성능 타이어‘벤투스 S1 에보2(Ventus S1 evo2)’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충남 금산공장 내부 물류저장창고 이동 자동화 시스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초 쾌거를 올렸다. 국내 최초로 BMW에 타이어를 공급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5월부터 BMW 미니에 초고성능 타이어를 공급했다. 10월에는 BMW 1시리즈, 올 4월부터는 3시리즈에 타이어를 납품한다.

BMW는 국내 타이어 업체에겐 ‘좁은 문’이었다.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수년 동안 BMW의 문을 두드렸지만 납품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타이어가 BMW의 높은 문턱을 넘어선 원동력은 초고성능 타이어에 있다.

이 회사의 초고성능 타이어는 고속주행시 핸들링과 제동력이 특징이다. 100㎞는 물론 300㎞ 고속에서도 코너링 등 유연한 핸들 컨트롤이 가능하다. 회전저항력을 낮춰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 타이어보다 폭이 넓고 사이드 월(타이어 측면)이 얇아 안정적인 것도 장점이다. 가격경쟁력도 좋았다. 일반 타이어보다는 2~3배 비싸지만 미쉐린•피렐리 등 글로벌 타이어업체의 초고성능 타이어에 비해 8%가량 싸다.

올 4월 BMW 3시리즈에 공급하기 시작한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2(Ventus S1 evo2)’의 경쟁력도 탁월하다. 무게는 가볍지만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은 뛰어나서다. BMW가 3시리즈의 타이어로 한국타이어 제품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명헌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전무는 “컨트롤 기술이 적용된 벤투스 S1 에보2는 드라이빙의 역동성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친환경성까지 갖춘 타이어”라며 “고무의 탄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기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탄력이 좋은 고무 덕분에 이 타이어는 마르거나 젖은 노면을 주행할 때 제동력이 한결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한국타이어의 맞춤형 제작기술도 한몫했다. 한국타이어는 GM•폭스바겐•도요타•르노닛산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완성차업체를 비롯해 20여개 회사에 타이어를 제작•공급하고 있다. 타이어 제조의 경험과 노하우는 어떤 회사에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국내에서 대전•금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선 헝가리 공장, 중국 가흥•강소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타이어 생산능력은 9000만개에 달한다.

사실 한국타이어의 품질과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2003년 미국 포드에 타이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GM•폭스바겐•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로 공급처를 늘렸다. 하지만 공급처가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기술력은 1%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국타이어는 중저가 브랜드에 불과했다.

한국타이어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려진 것은 2011년 초 독일 투어링카 대회인 ‘마스터스(DTM)’에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다. BMW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한국타이어의 제품에 매료됐다. 회사 관계자는 “DTM에 참가하는 BMW•벤츠•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 엔진•차체•타이어 등 각 부품에서 최고의 제품을 사용한다”며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은 그만큼 우리의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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