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북한인권론

지난 3월 중국에서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됐다 114일 만에 풀려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그는 한때 주사파(주체사상파) 대부로 활동했다. 하지만 북한의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북한인권운동가로 삶의 방향을 전환했다.

▲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계속해서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중국에서 구금된 이후 어떻게 지냈나.
“건강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북한 민주화 네트워크, 유관단체 회원들과 함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상의하고 있다. 외부강연도 하고 있다.”

✚ 건강은 어떤가.
“원래 마른체형인데 10㎏이 더 빠졌다. 잠을 잘 자지 못했고,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신적인 고통도 심한 상태였다.”

✚ 구금 당시 상황은 어땠었나.
“중국에서 북한 인권 활동 중에 중국국가안전부에 검거됐다. 조사실에서 한 달 동안 조사를 받고, 구치소로 이감돼 84일 동안 수감됐다. 상당히 힘들었다. 특히 국가안전부에서 있었던 30일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과거 1980년대 우리나라 안기부와 같은 강도 높은 고문과 강압적 수사가 진행됐다. 조사실에서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고, 책상과 의자를 자물쇠로 채워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화장실 갈 때만 풀어주고, 잘 때도 엎어져서 자는 형식이었다.”

✚ 중국에서 얼마나 북한 인권 활동을 했나.
“14년 정도 활동했다. 중국을 잘 알고, 중국어도 가능하다.”

✚ 중국이 왜 구금을 했다고 생각하나.
“북한쪽에서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중국은 북한 체제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돕는 쪽으로 정책을 바꾼 것 같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지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했던 것 같다.”

✚ 사건이 발생한 지 29일이 지나서야 영사 접견이 이뤄졌다. 왜 이렇게 늦어졌나.
“정부가 바로 다음날 중국정부에 영사면담 요청을 했는데 성사되지 않았다. 아직 한•중간 영사협정이 없어 중국이 면담을 미루면서 늦어졌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정부가 중국과 영사협정이 빨리 체결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주사파에서 북한 인권운동가로 바뀌었다. 계기는 무엇인가.
“구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 변화가 이념에 영향을 줬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탈북자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나서 변하게 됐다. 탈북자의 입을 통해 요덕수용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참혹했다. 북한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고, 직접 다녀왔기 때문에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이 가능했다. 그 증언이 20%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주민이 참혹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 김일성 주석을 만났는데 어땠나.
“1991년 5월, 비밀리에 잠수정을 타고 북한에 갔다. 이틀에 걸쳐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 김일성 주석은 상당히 친절하고, 정중하게 대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할수록 실망이 커졌다. 1930년대 남북한 빨치산 활동의 이념과 갈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1990년대 사회주의 발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김일성 주석의 생각은 화석처럼 굳은 것 같았다.”

✚ 중국이 탈북자를 북한으로 송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중국은 국가적 위상이 커졌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가 북한인권에 대해 문제를 계속 제기하면 모르는 척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중국입국이 거부됐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활동은 당분간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국내에서 북한 인권을 위한 일을 할 것이다. 북한인권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에 동참해줬으면 한다.”
김주현 기자 hahaha@itvfm.co.kr | @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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