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희 性 칼럼

여자의 성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膣이다. 남자가 페니스가 없으면 성관계를 할 수 없듯 질이 없는 여성은 남자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간혹 이 소중한 도구를 준비하지 못하고 출생하는 여자가 있는데 그렇다면 결혼을 포기해야 한다.

질의 중요한 임무는 섹스를 통해서 남자의 정액이 난자를 향해서 신속하게 달려가도록 자궁경부 바로 눈앞에 사출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 순조로운 미션을 돕도록 달콤하고 부드러운 애액이 밀물처럼 흘러나온다. 에로틱 무드가 조성되면 이곳에서 끈적끈적하면서도 미끄러운 점액이 흘러나온다. 그럼 애액의 발원지는 도대체 어디인가.

이 수수께끼를 푼 사람은 일본의 가메야 유스루와 와타리 나카소오 두 사람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분비선이 보이지 않는데, 점액성 분비물이 나온다는 사실의 진실규명이었다. 이들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질벽을 타고 흐르는 액체가 실은 질점막의 세포와 세포 사이에 있는 미세한 도랑을 타고 흘러내리다가 한데 모여서 범람하는 것이 애액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그것은 질을 구성하는 세포에도 충만해 있음을 알아냈다. 이 질벽을 조직학적으로 살펴보면 이집트 석조물 배수관의 모양이다.

우선 성적자극이 두뇌나 음부에 전달되면 음부 해면체를 구성하는 5개의 혈관층이 충혈된다. 그것은 질벽에 생긴 세포 사이의 미세한 도랑을 타고 점점 그 깊이가 깊어지면서 작은 실개천을 이루면서 하류로 내려온다. 질 벽에 그런 점액성 분비물이 폭넓게 묻어 퍼져서 그 흐름이 질구 근처에 모이면 청계천 깊이의 큰 하수 천으로 변해 버리고 그 주변은 홍수를 맞은 한강변처럼 질퍽해진다.

그러니까 여인의 질은 남자의 성기가 진입하기 쉽도록 미끄러운 진흙길의 동굴 형상으로 변하는 것이다.
질을 둘러싸곤 또 다른 의문이 있다. 쾌감을 포착하는 기능이 질의 어느 부분인가라는 것이다. 자고로 매스터즈 박사는 클리토리스가 그것을 포착하는 주체라고 주창했고, 지금은 다른 학자에 의해서 ‘G스팟’ 역할론이 제기된 상태다.

그런데 클리토리스 주창론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다. 지각신경의 말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경의 도움 없이 어떻게 쾌감을 얻을 것인가’라는 반론에 응수할 해답을 아직까지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는 질구로부터 3~4㎝ 떨어진 질 속 안쪽 천장부위에 아몬드 크기만한 성선性腺이 존재하는데, 이 부위가 섹스 욕구를 불러 일으키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출현했다.

우리 몸의 다른 부위는 pH 7.2 정도의 약한 알카리성 환경인데, 아몬드가 위치하는 곳의 분비선 출구는 pH 4-5의 강산성이다. 그곳에 서식하는 ‘되델라인 간균’이라는 박테리아가 포도당을 분해해 일차적으로 젖산을 만들어서 강한 산성의 소독시설을 준비한다는 학설이다.

이 되델라인 간균이 형성되면, 강산성의 액체는 세균들을 몰살시킬 만한 위력을 갖는다. 물론 정자도 이 강력한 산성의 비를 맞으면 순간적으로 사멸한다. 그런데 성생활이 안정되면 정자들은 ‘약한 알카리 우의’를 입는다. 그 결과, 질 속에서 일어나는 산성공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기능이 생긴다.

그런데 보통 때는 질의 자궁경관에 있는 점액이 굳어져 병마개 형상을 띤다. 이런 상태에서 섹스를 하면 정자는 질의 임신 방해공작에 걸려서 난자와 결합하지 못한다. 하지만 배란일이 가까워지면 점액이 딱딱하게 굳어져서 생식구를 틀어막았던 이 병마개가 저절로 융해돼 정자의 자유로운 통과를 허락한다. 이런 것들이 연합해서 나타나는 임신은 참으로 오묘한 생명의 창조 메커니즘임에 틀림없다. 
곽대희 곽대희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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