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재개됐지만

▲ 11월 27일(현지시간) 유로존 등 그리스 채권단이 그리스 구제금융 3차분 437억 유로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그리스는 급한 불을 끄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린 그리스가 또다시 위기를 넘어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과 국제통화기금(IMF)이 합의에 성공해 구제금융 3차분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지원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얘기다.

 
유로존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최종 합의했다. 그리스는 310억 유로(43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상당히 걷힐 전망이다.

11월 26일 로이터 등 주요외신들은 유로존 재무장관(유로그룹)·MF·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12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이날 새벽 구제금융 3차분을 그리스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또 그리스의 국가 채무 부담을 400억 유로 줄여주기로 IMF와 합의했다. 그리스 국가 채무 감축 목표를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4%로 기존 120%보다 4%포인트 완화하는 방안도 결정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이같이 밝히고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며 “그리스와 유럽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와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의 채무 감축안을 놓고 의견차를 보였다. 당초 IMF는 그리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을 2020년까지 120%로 줄여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EU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채무 감축 시한을 2022년으로 2년 추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3주간 두 차례의 회의에서 이 같은 이견으로 그리스 구제금융이 계속 미뤄져 왔으나 이번 합의로 3차 구제금융분을 수혈 받아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유로존은 또 그리스 정부가 그리스 국채를 할인된 가격에 재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바이백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바이백을 위한 자금 100억 유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서 지원한다. 바이백 가격은 액면가의 30~35%로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바이백 프로그램에 민간채권단이 얼마나 참여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헤어컷’에 대한 합의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IMF는 그리스의 막대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로존이 그리스의 부채를 일정부분 탕감해 주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은 부채탕감은 불법이라며 끝까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부채 상각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IMF도 분명히 알고 있다”며 “부채를 상각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으로 그리스는 급한 불을 껐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11월 28일(현지시간) 민간 부문이 보유한 그리스 채권의 부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내용의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무디스는 그리스 재정위기의 근본 대책에는 부채의 일부라도 탕감하는 헤어컷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또 그리스 경제가 취약한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하용 기자 ·이수지 뉴시스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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