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희의 Let's make money

▲ 주식투자의 재앙을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조급함이다. 주식시장에서 참지 못하면 ‘쪽박’을 찰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거다.
주식시장엔 수학공식 같은 법칙이 많다. 이 법칙을 통달하면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주식을 ‘과학’으로 부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과학을 방불케 하는 법칙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인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참지 못하면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침대는 과학이다.” 모 침대 제조업체의 광고문구다. 과학은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나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지식체계나 학문을 말한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주식도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유는 주가가 물리학의 법칙대로 움직여서다.

주가의 움직임에는 ‘물체의 운동 상태는 변하지 않는다’는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주식도 상승하는 종목은 계속 상승하려는 성질이 있고 하락하는 종목은 계속 하락하려고 한다. 이점을 이용한 주식투자 방법이 추세매매다.

주식시장은 가속도의 법칙도 적용된다. 주가는 한번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면 더 강하게 오르려고 하는 성질이 있다. 이점을 이용한 투자방법이 추격매수다.

초조함은 재앙 부른다

 
또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있다. 주가는 상승하는 도중 추세를 이탈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락하는 현상이 생긴다. 눌림목이라는 현상이다. 상한가를 친 다음날 매수세가 많이 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락을 할 때도 하락추세를 돌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승하는 기술적 반등이 있다. 기다리면 다시 기회가 온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중력의 법칙도 적용된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반대로 에너지가 없으면 주가는 하락한다. 주식시장에서 에너지는 거래량을 말한다. 거래량은 주가의 그림자라고 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대량의 거래량이 생긴다고 해서 모두 상승 추세대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대량 거래량에 따라서 상투 거래량, 매집 거래량, 손바뀜의 거래량이 만들어진다.

이렇듯 주가는 과학적 법칙대로 움직인다. 주가가 요동치거나 투매가 일어나는 것은 모두 법칙에 따른 것이다. 이 법칙을 간과하고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투자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도 모른 채 투자자금을 날리기 십상이다.

주식은 인내와의 싸움이다.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이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첫째 조건으로 꼽은 것이 참을성이다.

하지만 참을성을 갖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여유자금을 갖고 투자를 해도 조급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하물며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를 했을 경우 조급함은 몇배로 늘어난다.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날짜에 맞춰 결제해야 하고 개인을 통한 금융거래라면 이자에 대한 압박 탓에 주식시장을 냉정하게 볼 수 없다. 손실이 쌓이면 쌓일수록 잦은 단타, 미수, 몰빵 등이 습관처럼 벌어지는 것이 초조함 때문이다. 결국 뱀이 자기 꼬리를 먹어 들어가듯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맞게 된다.

주식 관련 방송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상담내용이 투자자금의 조달처에 관한 문제다. 자신의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누구나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만든 투자자나 지인에게 빌려 자금을 만든 투자자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하루라도 빨리 수익을 내서 돈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쫓겨 다닌다는 인상을 이들에게서 지울 수 없다. 이런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손실이 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종목과 시장 탓으로 돌린다는 점이다.

심리와 수급은 주식시장을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만든다.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늘 변화를 만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테마가 형성되고 기회가 생긴다.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도 주식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흔히 ‘주식시장에 테마가 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주식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밋밋한 상태를 말한다. 증시에 테마가 형성될 경우 이와 관련된 동일한 재료를 가지고 움직이는 종목군을 테마주라고 부른다. 이런 테마주가 많이 생기면 주식시장은 활기를 띤다. 물 반 고기 반인 황금어장이 되는 것이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센다이시 남동쪽 해저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해 일본 역사상 최악의 쓰나미가 몰아쳤다. 이 지진의 여파로 우리나라에도 지진 관련 테마가 만들어졌다. 뉴스에서 일본의 피해수준이 늘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지진 관련 테마주는 요동쳤다.

처음에는 내진 설계 관련 종목들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내진용 교량받침 생산업체 유니슨 하이테크의 모회사 유니슨을 비롯해 교량에 소요되는 구조재와 내진·면진 받침을 생산하는 업체 삼영엠텍, 신축성과 팽창성이 높아 내진설계에 적합한 조인트 개발사 AJS 등이 1차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전시설이 불안하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는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공기청정 관련 종목군이 2차 상승을 보였다. 수질 오염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수질 방사능 필터주들이 움직였고, 일본 앞바다에서 기준치의 750만배가 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자 수산주들이 3차 상승의 주역이 됐다. 이외에도 일본의 먹거리에 대한 우려로 식품업체의 주가까지 덩달아 상승했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의 마지막은 ‘스피루리나’ 관련주였다. 스피루리나는 꾸준히 복용하면 체내에 쌓인 방사능 물질이 체외로 배출되는 효능이 있다. 스피루리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했다. 의약품 제조업체 대봉엘에스는 “스피루리나를 개발하겠다”는 발언만으로도 8일 만에 3000원에서 948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런 테마는 한번 만들어지면 잠잠하다가도 비슷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다시 고개를 드는 습성이 있다. 와이브로 관련 테마, 조류독감 테마, 줄기세포 테마, 대북 테마, 셰일가스 테마, 대선 테마 등이 그렇다.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증시의 테마

▲ 박스권에 맴돌고 있는 주가가 대선 이후에는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TV 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는 박근혜(오른쪽)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테마는 당연히 대선 테마다. 이번 대선 테마는 지난 대선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7년 대운하 경제정책 관련 테마주 이화공영은 2007년 8월 2600원으로 시작해 2007년 12월 대선 전날까지 6만7400원을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테마주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유력한 대선후보의 공약이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 이유인지, 아니면 금융감독원이 철저하게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고 있어서인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올해만큼 대선 테마주가 관심을 받지 못한 적은 없다는 점이다.

거래소시장은 이미 하락 3파를 마무리하고 상승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최근에는 역대 최고 실적과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 소식으로 주가 150만원을 돌파한 삼성전자가 거래소 시장의 봄을 만들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지금까지 수개월간 웅크리고 있었던 것은 더 멀리 뛰기 위한 준비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주식시장의 막힌 숨통은 정치권이 풀 수 있다.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1년간 지지부진한 박스권 횡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12월 1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주가지수가 다시 활기차게 포물선을 그릴 것이다. 필자는 줄기세포 테마가 그 선봉에 설 것으로 조심스레 점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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