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켄 만년 3위 탈출전략

네덜란드 맥주업체 하이네켄이 만년 3위 탈출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전략은 인수ㆍ합병(M&A)이다. 하이네켄은 M&A를 통해 미국ㆍ유럽시장에 집중된 매출 비중을 이머징마켓으로 분산할 계획이다.
하이네켄이 명가재건에 나섰다.

 

▲ 네덜란드 맥주업체 하이네켄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시장 개척에 나섰다.
네덜란드 맥주업체 하이네켄이 미국•유럽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M&A(인수ㆍ합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10년 멕시코 주류업체 펨사를 사들였다. 라틴아메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었다. 하이네켄 인수 당시 펨사는 멕시코(100%)ㆍ브라질(83%) 등 라틴아메리카 맥주시장을 장악하던 업체다. ‘테카테’ ‘도스 에퀴스’ ‘솔’ 등의 맥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타이거맥주로 유명한 아시아퍼시픽브루어리(APB)의 인수 마무리 단계에 있다.
APB는 싱가포르 맥주업체로 ‘타이거’ ‘빈탕’ ‘ABC 엑스트라 스타우트’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시아 맥주시장에서는 가장 높은 수익을 낼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시장점유율은 50%가 넘는다.

하이네켄은 올 8월 APB의 지분 42%를 매입하고 9월에는 태국 최대맥주업체 타이베버리지가 보유하던 나머지 40%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최근에는 나머지 지분 매입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하이네켄이 주 무대인 미국•유럽시장에서 벗어나 아시아•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신흥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세계시장에서 1ㆍ2위를 다투는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와 사브밀러의 이머징마켓 공략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AB인베브와 사브밀러는 공격적인 M&A 전략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M&A로 브라질의 암베브ㆍ아르헨티나 킬메스ㆍ중국 하얼빈맥주를 사들인 AB인베브는 최근 코로나 제조사인 그루포 모델로의 인수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브밀러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호주 1위 맥주업체인 포스터를 M&A한 사브밀러는 호주시장을 단숨에 장악했다. 최근에는 터키 최대 맥주업체인 아나돌루의 지분 24%를 인수했다.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었다.

 
미국과 유럽시장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도 이유다. 2010년 펨사 인수 전 하이네켄의 매출 중 80%는 유럽시장에서 벌어들였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로 유럽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하이네켄의 올 1월부터 9월까지 유럽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 주 무대인 미국에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맥주시장의 47%는 AB인베브가 장악하고 있다. 2위 업체인 사브밀러의 시장점유율은 약 30%다. 하이네켄으로선 만년 3위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머징마켓 공략에 혼신의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네켄의 이번 APB 인수가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하이네켄이 APB인수를 통해 아시아 맥주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한 일간신문은 “하이네켄의 매출 중 아시아의 비중은 7%가량으로 미미했다”며 “이번 인수로 미국ㆍ유럽 시장에서의 의존도를 줄이고 아시아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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