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의 2013년 환율 전망

▲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원ㆍ엔 환율의 하락세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양대산맥인 자동차ㆍIT 업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데 원ㆍ달러환율마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개별 종목이 받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원·달러환율이 연일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문제는 원·달러환율의 하락세가 2013년에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의 돈 풀기가 계속될 전망이라서다.

환율은 2013년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계속되는 원화강세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양기인 신한금융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2013년 환율 전망과 영향을 물었다.

 
✚ 환율이 2013년 한국경제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환율을 예측해 달라.
“내년 원·달러환율은 평균 1060원 선, 연말엔 1040원으로 예상한다.”

✚ 올 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원화강세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선진국의 경쟁적인 통화팽창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정부의 환율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원화강세에 힘을 실었다. 내수침체가 가속화되고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지다 보니 정부가 원화절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춰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을 보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만연해 있다.”

✚ 환율하락으로 중소 수출기업의 부담이 늘어나자 선물환 포지션 비율 한도를 낮추기로 하는 등 정부 당국이 나서기 시작됐다. 정부가 어느 선까지 개입할 것으로 보나.
“차기 정부가 원화절상을 강도 높게 유도할 가능성은 작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의존도는 54%에 달한다. 수출에서 오는 성장동력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화안정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설 명분도 부족하다. 속도조절은 가능하지만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 정부 당국의 시장개입 부작용은 없나.
“있을 수 있다. 외환당국의 과도한 개입은 효율적인 가격형성을 저해한다. 게다가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투기자금 유입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11월 27일 외환당국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발표 이후에도 원화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 최근엔 원ㆍ엔 환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자민당의 총선거 압승 이후 원ㆍ엔 환율의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수출을 위협할 정도의 엔화 약세는 엔 캐리 트레이드에 달려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미국과 일본의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지금보다 확대돼야 하지만 미국의 통화정책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작다. 원·엔 환율의 하락을 심각한 수준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2013년 원·엔 환율은 1200원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많은 증권사가 내년 유망업종으로 자동차ㆍIT를 꼽고 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특히 환율 변동에 민감한 업종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화절상이 수출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IT의 대표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지배력과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계속 되는 환율하락에도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차는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앞서 예상한 완만한 원화절상 속도를 이탈하지 않는다면 개별 종목들이 받을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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