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일의 Art Talk | 화가 이동순

옛 선인의 지혜로움은 놀이문화를 통해 잘 드러난다. 과거 조상이 즐긴 다양한 놀이문화는 기성세대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옛 놀이문화와 거리가 멀다. IT기술의 발달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전자문화가 발달한 게 이유다.

▲ Memory-Humanity IV/혼합재료, 2007
작품 속 내재된 유희와 기억
작가 이동순은 작품을 통해 옛 놀이문화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을 보면 과거 놀이문화가 얼마나 건전한지 알 수 있다. 방패연을 하늘 높이 띄우려면 끊임없이 달려야 하고, 하늘에 오른 방패연을 바라보며 폐활량을 늘린다. 한겨울 얼음판 위를 지치는 썰매타기는 추위를 이기게 한다. 자치기나 딱지치기ㆍ팽이 돌리기ㆍ제기차기 등은 하체의 힘을 길러준다. 오랜 시간 기마자세를 요하기 때문이다. 시차기(망치기)는 신체 각 부위를 이용한 놀이로 몸의 균형 있는 발달을 도모한다. 전통놀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인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화가 이동순은 과거 놀이에 대한 기억을 현대미술 영역으로 편입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참여를 자연스레 유도한다.

화가 이동순의 작품에는 ‘유희’나 ‘기억’이 내재돼 있다. 어린 시절 즐겨 하던 ‘종이딱지’와 골목길 땅바닥에 그림을 그려 즐기던 ‘시차기’의 도상(미술품에 나타난 인물이나 형상)을 작품에 옮겨 놨다. 유년시절 기억을 유희(놀이)적 예술 행위로 승화한 것이다.

작품 속 딱지접기나 시차기의 도상은 개인의 기억차원을 넘어 예술적 메타포(은유)로의 역할도 한다. 도상을 이용한 회화는 도상적 표현방법이나 채색을 통해 작품에 예술적 가치를 더한다.

▲ 기억시리즈1/혼합재료, 2007
기교는 없어도 소박함 느껴져
시차기의 자형 도상과 딱지의 자형 도상은 반복을 시도하며 예술적 표현효과를 만들어낸다. 또 시차기에 나타나는 원형의 도상은 사선과 구획으로부터 단절된 부분을 다소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과거 놀이문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려고 한다.

이동순은 방패연을 표현하기 위해 대나무살을 이용해 3차원적 입체공간을 표현한다. 이는 하늘과 땅 사이를 연결하듯 우리의 희망과 꿈을 담은 메시지로 해석된다.

또 그의 작품 속 기하학적 도상은 사선의 구성적 조화로 대비 효과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색의 변화를 통해 생겨난 사선(경계)을 통해 ‘감성적 일체’를 표현한다.

작가 이동순은 파란색과 빨간색을 주로 사용한다. 두 색은 태극에 들어가는 기본색으로 하늘과 땅ㆍ양과 음ㆍ그리고 순리의 조화를 표현한다. 작가는 푸른색을 두고 “때론 떠나고 싶어도,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끝내 떠나지 못했던 색깔”이라고 표현한다. 푸른색은 절제의 느낌을 적색을 통해서는 무한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기억시리즈4/혼합재료, 2007
화가 이동순의 그림에는 기교가 없는 대신 그만의 소박함과 천진난만함이 가득하다. 그의 작품은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동심의 세계로 자연스레 인도한다. 작가는 아스라이 잊어져 가는 어린 시절 기억에 대한 아쉬움과 여운을 담아내며 정서적 친근감을 더한다.

01 Memory-Humanity Ⅳ
혼합재료, 2007

02 기억시리즈1
혼합재료, 2007

03 기억시리즈4
혼합재료, 2007


전시회 소식

▲ 진귀원 <긴급체포> 합성수지, 우레탄도장 80x120x45cm, 2012
진귀원展 - 야만의 시대
약육강식의 현대사회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 진귀원의 개인전이 1월 9일부터 1월 15일까지 갤러리 이즈에서 열린다. 그의 작업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처한 환경과 삶에 관한 이야기로, 신자유주의라는 자유경쟁시장이라는 경제원리 속의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 청년의 군상을 보여준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이들에게 작가 진귀원은 우리가 문명사회가 아닌 ‘야만의 시대’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문제를 제기한다.

▲ 박광섭Oil on Canvas, 80x80cm, 2012
연변대 학우친선 문화공연展
연변대학교는 중한수교 20주년 기념행사로 학우친선 문화공연 및 재한 학우회 설립행사를 서울대 문화관에서 12월 26일 수요일에 갖는다. 이번 행사는 연변대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유학 온 학우들의 문화예술 공연으로 음악연주회ㆍ무용발표회ㆍ미술전시회 등 학우친선문화공연이 열린다. 또한 연변대 재한 학우회 설립은 중한 문화교류의 교두보 역할과 연변대 졸업생들의 유학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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