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LINC+사업단 공동기획
인터뷰 | 리마인드20팀의 투데잇 앱
1인가구 청년의 식생활 고민 해결

30.2%.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만큼 1인가구가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는 건데, 우려스러운 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배달 등에 의존하는 ‘식사문제’가 크다. 이는 건강문제를 넘어 경제적 문제까지 내포하고 있다. 가톨릭대 소셜벤처에 참여한  RE:mind20(이하 리마인드20)팀의 세 학생들이 청년 1인가구의 식생활 문제에 주목한 이유다.

리마인드20팀은 1인가구 청년들이 겪는 ‘식생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김건우‧염나경‧박지휘 학생(왼쪽부터).[사진=천막사진관]
리마인드20팀은 1인가구 청년들이 겪는 ‘식생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김건우‧염나경‧박지휘 학생(왼쪽부터).[사진=천막사진관]

✚ 먹은 음식을 알아서 정리해주는 ‘식품 가계부’, 주제가 흥미로운데요. 
염나경 학생(이하 염나경) : “처음부터 ‘식품 가계부’를 떠올렸던 건 아니에요. 큰 틀에선 독거노인이나 1인가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했어요. 그중 하나가 독거노인을 위한 ‘웨어러블(wearable) 기기’였죠.”

박지휘 학생(이하 박지휘) :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았어요. 그래서 1인가구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생각하게 됐죠.” 

✚ 1인가구의 식생활 문제에 주목한 거군요. 왜 하필 식생활이었나요. 
김건우 학생(이하 김건우) : “1인가구 중에서도 저희와 같은 20대 청년을 떠올려봤어요. 학업이나 취업 때문에 혼자 사는 이들이 적지 않고, 그러다 보니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죠.” 

염나경 : “저 역시 자취생활을 하고 있어요. 챙겨줄 사람이 없다보니 아프거나 바쁠 땐 끼니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요. 패스트푸드로 간단하게 먹을 때도 많고, 아예 거르거나 하루에 몇끼씩 먹을 때도 있죠. ‘내 건강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어요.” 

김건우 : “저도 그래요. 패스트푸드나 배달음식을 정말 자주 먹게 돼요. 식비 부담도 크죠. 용돈이나 알바비가 동나는 월말이 되면 식비를 체크해보고 반성하죠.”

✚ 본인들이 겪고 있던 문제를 아이디어로 활용했군요. 
염나경 : “맞아요. 식생활은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제도 일으키고 있던 셈이에요.”

✚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나요. 
박지휘 : “주요 대상을 청년 1인가구로 택한 만큼, 그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기로 했어요.”

염나경 : “처음엔 경제적(식비) 문제보단 ‘건강’에 초점을 맞췄어요. 소비자가 앱을 통해 먹은 음식을 촬영하고 등록하면 이미지처리·머신러닝을 거쳐 영양성분 등을 분석해주는 거죠. 충분히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했을 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거예요. 아울러 적절한 식품이나 식자재, 식당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넣어보기로 했죠.” 

김건우 : “수익 모델도 구상했습니다. 식품·식자재업체, 식당 등을 앱에 입점시켜 소비자와 연결해주고 일정액의 수수료나 광고료를 받는 방식이죠.” 

✚ 하지만 비슷한 앱들이 이미 많지 않나요.
염나경 : “맞아요. 영양성분을 분석해주거나 다이어트를 돕는 앱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국내부터 해외까지, 레드오션이라고 봐도 무방했죠. 하지만 대부분 앱이 먹은 음식을 수기로 입력해야 해서 불편한 점도 많았어요.” 

박지휘 : “비슷한 앱이 많은 만큼,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요가 있는지 알아야 했죠. 그래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 수요를 확인했나요. 
김건우 : “구글 폼으로 만든 온라인 설문지를 가톨릭대 학생 등 50여명에게 돌렸어요. ‘앱에서 보내는 경고 메시지가 식생활 개선에 도움이 될까요’ ‘영양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추천하는 음식을 구매할 의향이 있나요’ 등을 물었어요.” 

염나경 : “결과는 긍정적이었습니다. 전체의 76.3%가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81.6%는 ‘도움이 될 것이다’고 응답했죠.”

✚ 부정적인 의견은 없었나요. 
박지휘 : “왜 없었겠어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23.7%나 있었어요.”

✚ 무시하기 어려운 응답률이네요. 
박지휘 : “네, 맞아요. 그래서 우리는 ‘응답자들이 왜 부정적인 의견을 냈는지’에 주목하기로 했죠. 답은 대략 두개였어요. 첫번째는 ‘영양소 분석’이 새롭지 않다는 거였죠.” 

✚ 앱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했던 거군요. 그래서 어떻게 했나요. 
염나경 : “먼저 멘토를 찾아갔어요. 식품영양학 교수님에게 조언을 구했죠.” 

김건우 : “맞아요, 교수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영양소를 분석해주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우니 경제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는 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식품 구입이나 식사에 얼마를 쓰는지 분석하고 그걸 나이대 평균값과 비교하는 앱이면 어떨까’란 조언을 해주신 셈인데, 내 식품 소비가 적정 수준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식생활을 반성하고 조절할 것이란 생각도 들었고요.” 

✚ 그럼 두번째 문제는 뭐였나요. 
박지휘 : “그건 귀찮음이었어요. 사실 우리 휴대전화에 수많은 앱이 깔려 있지만 사용하는 건 일부잖아요.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건 쉬운 과제가 아니었을 텐데요. 
박지휘 : “정말 어려웠어요. 팀원끼리 많은 대화를 나눴죠. 그 과정에서 카드사나 온라인 쇼핑몰, 대형마트, 편의점 등과 제휴해 소비자의 결제정보가 앱에 자동으로 등록되도록 만들면 어떨까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중 식품 카테고리만 따로 분석하면 ‘식품 가계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죠.” 

✚ 처음 구상한 모델과는 달라졌네요. 아이디어가 신선해 보입니다. 
염나경 : “네, 처음과는 많이 달랐어요. 사용자가 굳이 어떤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알아서 정리해주는 ‘식품 가계부’가 최종 모델이 된 셈이에요. ‘내가 먹은 음식을 매일 알아서 정리해주는 식품 가계부’라는 의미에서 앱 이름은 ‘투데잇(Today-Eat)’으로 정했습니다.” 

김건우 : “서비스 끝단에 있는 식품·식자재 업체, 식당을 추천하는 기능은 유지했어요. 어떤 식품을 소비했는지 분석한 후 적절한 업체를 추천해주는 거죠.” 

✚ 배달앱ㆍ쇼핑앱(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잖아요. 입점업체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요. 
박지휘 : “그래서 먼저 가톨릭대 인근의 식품업체와 식당 수십곳을 찾아다니면서 리서치를 했어요. 이런 앱을 출시한다면 입점할 의향이 있는지 여쭤봤죠. 다행히 긍정적인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 최근 과도한 플랫폼 입점 수수료가 문제가 되고 있죠. 입점업체로부터 적정 수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할 텐데요. 
염나경 : “맞아요. 수수료는 저희 앱을 통해 입점업체에 유입되는 고객이 안정적으로 발생할 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건당 수수료나 고정 입점료 중에서 최대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아야겠죠.” 

✚ 결국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려면 창업 비용도 중요한 문제겠네요. 
김건우 : “최근 대학생들의 창업을 워낙 독려하는 분위기다 보니 외부 지원사업들이 많더라고요. 사업 아이템과 취지만 좋다면 부천시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듯합니다.” 

염나경 : “앱의 경우 초기비용은 많이 들지만 이후엔 변동비용이 크지 않아요. 앱들이 차고 넘치는 역설적인 이유죠. 그만큼 서비스 차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느낀 게 많을 것 같아요. 
김건우 : “사실 저희가 창업을 ‘시뮬레이션(가정)’한 것이다 보니 아쉬움도 남아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보다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죠.” 

박지휘 : “하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투데잇’을 좀 더 고도화한다면 1인가구가 겪는 식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봤기 때문이에요.”

염나경 : “저는 실제로 창업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이 수업이 더 의미 있었습니다. 저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과도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거든요.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구체화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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