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1] 2013 경제키워드‘디플레이션’

 

▲ 저성장ㆍ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한국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2년 세계경제는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재정위기의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해서다. 이제는 침체를 벗어나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 2013년엔 ‘디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D-공포’가 2013년을 관통하는 경제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2012년 세계경제는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의 폭풍에 시달렸다. 세계경제는 저성장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침체의 늪’을 빠져나오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더 무서운 폭탄이 남아 있다. 바로 디플레이션이다.

2013년에는 세계경제가 저성장을 넘어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는 세계를 덮쳤다. UN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2년 2.2%, 2013년 2.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더욱 크다.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소비를 줄이며 저축을 늘리고 있어서다. 미국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게다가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향후 10년에 걸친 재정건전화 작업은 피할 수 없다. 미국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유로존 경제에도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실물 경제 회복을 위한 성장동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올 3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를 기록했다. 올해 10월 유로존 평균 실업률은 11.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한국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사실상 2%대까지 떨어지자 “한국이 일본식 장기불황의 길을 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2012년의 한국경제가 1990년대 일본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올해 2%대로 내려앉았고 기준금리도 2.75%까지 떨어졌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넘어섰고 부동산시장에 닥친 한파는 소비침체를 더욱 악화시켰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한국경제와 일본경제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수출주도형 경제라는 점이다. 2011년 현재 한국의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이른다. 반면 일본의 수출은 GDP의 15.2%에 그쳤다. 한국의 경우 내수 침체가 오더라도 해외 여건을 이용해 상황을 타개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반면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 부양으로도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

결국 2013년 한국경제의 열쇠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적인 성장에 달려 있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나 수출 어느 한쪽의 성장 드라이브만으로는 지금의 경기침체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며 “새 정부가 공약한 쌍끌이 경제가 얼마나 실현되느냐가 2013년 한국경제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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