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내외 경제 전망

▲ 경제전문가들은 2013년 국내외 경제가 2012년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경제가 어렵다.” 엄살이 아니다. 각종 경제지표는 경기침체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2013년이라고 달라질 것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사방에 저성장 악재가 깔려 있어서다. 그래도 위안거리는 있다. 2013년 경제상황이 2012년보단 나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국내 경제상황을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한마디로 표현하면 저성장과 저성장의 고착화다. 2011년 말 전문가들이 내놓은 2012년 한국경제 전망은 상당히 어두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부양책 후유증이 표면화된다는 게 이유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0년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을 견인했던 ‘3대 성장동력(수출•내수•정부)’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경기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재정을 긴축함에 따라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불황 탓에 실질소득이 떨어진 소비자에게 고물가라는 부담까지 생기면서 내수시장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채무 증가로 정부의 경기부양 여력까지 소진했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삼성경제연구소보다는 덜 비관적이지만 비슷한 예측을 내놨다. 키워드는 소비위축, 설비투자 감소, 수출둔화 등이었다. 수출과 내수, 투자와 소비 모두가 하락세라는 것은 곧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저성장’을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악재 많아도 2012년보다는 나아

김은환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2012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저성장의 고착화”라면서 말을 이었다. “예전엔 선진국이 어려울 때 신흥국이 받쳐주곤 했지만 현재는 세계 각국이 모두 침체기에 빠져 있다. 첨단산업, 전통산업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 유망한 신수종사업이라고 판단했던 분야의 성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블루오션이라던 업종은 너무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조기에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2012년 경제의 키워드였다”며 “지난해 국내경제를 떠받친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IT와 자동차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성향 경제전문가들은 저성장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내놨지만 2012년을 관통한 경제전반의 저성장 기조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거품으로 인해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내수 자체가 사라졌다”며 “정부는 대기업에 편중된 경기부양을 펼쳤지만 이제는 수출까지 부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2009년 0.9%까지 떨어졌던 국내 경제성장률은 2010년 6.2%로 회복된 이후 해마다 2%씩 하락했다. 2013년에는 3%대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 전망치는 1%포인트가 채 되지 않는다. 2013년이라고 2012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는 얘기다. 경제전문가 대부분이 저성장 기조가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이유다. 그나마 2013년 경제상황이 2012년보다 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는 것은 위안거리다.

김윤기 대신증권 연구원(경제조사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은 2012년과 2013년 세계경제성장률을 각각 3.3%와 3.6%로 전망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2.9%, 3.4%로 전망했다”며 “2000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의 성장률인 4.2%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지만 2012년보다는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위협요인은 여전하다”며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유럽국가의 자구책 마련과 미국의 재정절벽 방지가 경제회복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신흥국까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신흥국은 수출급락과 내수부진으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역내 자본유입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급격한 자본유출은 환율급등과 주가급락을 불러오고, 이는 외화유동성 문제로 번져 위기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로선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 풍부한 유동성과 꾸준한 저금리 기조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2013년 하반기부터 세계경제 회복이 가시화된다면 원유와 원자재수요가 늘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 내구재 수요가 완만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내구재와 관련 부품 수출은 호전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계부채, 고령화, 부동산 장기침체 등 구조적 요인이 경제회복을 방해할 가능성도 크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2013년 수출 증가율은 완만하게 회복해 10%에 가까운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품목별로는 전기전자 제품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특히 컴퓨터,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호조를 띨 것으로 전망했는데, 국내기업이 일본기업을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선박수출은 유럽국가의 수주 부진, 석유화학은 유가안정으로 인한 단가하락, 자동차는 중국이나 브라질 등 해외공장 가동률 부진에 막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불황의 늪, 기업 체질 개선해야

이처럼 경제전문가 대부분은 2013년의 경기가 다소 호전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악재가 여전히 남아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확실성이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2013년에도 지속될 경기침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김은환 상무는 ‘체질개선론’을 폈다. 그는 “2013년을 전망해보면 기업의 긴축경영은 필연적이고, 소비자 지갑은 여전히 닫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으로선 대박을 터뜨리기보다는 적은 수익이라도 올리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강할 때 기업은 스스로의 힘만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어렵다”며 “B2C(기업-소비자 거래) 기업이라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심히 관찰해 복합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다른 기업과 협력•제휴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키가 스마트 기기 제작업체와 협력해 스마트 슈즈를 만들어낸 것은 대표적 성공사례다.

B2B(기업-기업 거래) 기업에는 다른 개선책을 내놨다. 김 상무는 “신흥국이 발달하면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엄청난 복합인프라를 필요로 하는데 신흥국은 이를 설계하고 만들 능력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도시의 복합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특정기업이 도맡아 진행할 수 없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수주하면 산업전반은 물론 국가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일본은 복합인프라 사업 수주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산업계와 협력해 이런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덕•김건희 기자 juckys@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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