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준화 핀즐 대표
모두를 만족시키는 답 없어
동업은 큰 힘이자, 큰 위험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했다. 아이템은 자신 있었고 만반의 준비도 했지만, 막상 뛰어들고 보니 창업시장의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이런 창업 현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은 선배들에게 애꿎은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그림 정기구독서비스를 론칭한 아트 스타트업 핀즐의 진준화 대표가 예비창업가 후배들을 위해 펜을 든 이유다. 

진준화 대표는 “주변의 간섭에 지나치게 휘둘려선 안된다”고 조언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준화 대표는 “주변의 간섭에 지나치게 휘둘려선 안된다”고 조언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막상 창업을 했을 때 참 많은 생각이 스쳤습니다. 특히 ‘아쉬움’이 컸죠. 그래서인지 “창업 선배들은 왜 이런 걸 미리 알려주지 않은 걸까”란 서운함도 있었습니다. 사실 자신만만하게 창업했고 준비도 꽤 오래 했던 터라, 창업 초기에 그리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지는 몰랐습니다.

앗! 제 소개를 빼먹었네요:) 안녕하세요. 전 ‘핀즐’이란 아트 스타트업을 창업(2017년)하고 운영 중인 진준화입니다. 핀즐은 경직된 대한민국 아트 마켓을 깨우고 성장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없던 방식’을 찾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장이 내 아이디어를 원하는지 검증해야 했고,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모델로 구체화하느라, 창업을 준비하는 데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창업해보니, 더 큰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창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만큼 힘든 순간도 많았고, 회사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창업을 하면서 부가적으로 챙겨야 하는 일들은 왜 그렇게 많은지…. 창업 5년차를 겪으면서 나름의 솔루션을 찾아냈습니다. 그걸 하나씩 꺼내 볼게요.

첫째, 목표를 높게 잡되, 너무 자주 올려다보지는 마세요. 자주 올려다보면 금방 지칠 수 있습니다. 커다란 하나의 목표를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잘게 쪼개서 관리하세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덧 수많은 목표를 이룬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작은 성취가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둘째, 정답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답을 만들고, 그 답이 정답이 되게끔 노력하세요. 주변에서 수많은 간섭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답은 없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는 거예요. 나 자신만 설득이 된다면 밀어붙이세요.

셋째, 외로움을 각오해야 합니다. 창업가를 괴롭히는 요소 중에 외로움이 꽤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외로움을 떨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세요.

넷째, 내 모든 행동이 녹화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창업을 하면 이전에 느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희열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때론 평정심을 잃을 수도 있고, 동료들 앞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할 수도 있죠.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는 게 좋습니다. 

다섯째, 동업은 양날의 검입니다. 창업 초기엔 충분한 자금이 없기에 동업은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기업의 상황은 변하며, 그 과정에서 생각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럴 때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지 합의된 기준이 없다면 결국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동업은 큰 힘이 되는 만큼,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고 동업계약서를 철저히 작성하세요.

제 경험상 실질적으로 도움 될 만한 내용을 정리해봤어요. 제 시행착오가 이제 막 시작하는 창업가분들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진준화 핀즐 대표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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