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팀메모리 대표
아이디어 실행에는 준비 필요 없어
몸집 작을 때 움직여 리스크 줄여야

스타트업 팀메모리는 MZ세대의 문제를 사람과 사람의 연결로 해결한다. 직무 역량을 키우고 싶은 ‘구직자’와 맞춤형 인재를 찾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팀메모리의 ‘레디미’ 서비스는 그래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윤성규 팀메모리 대표가 처음부터 이 아이템으로 창업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건 아니었다. 그는 수차례에 걸쳐 ‘피보팅(기존 사업 전환ㆍpivoting)’을 해야 했다.

윤성규 대표는 창업 1년만에 피보팅을 시도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윤성규 대표는 창업 1년만에 피보팅을 시도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7월.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자 등록을 마친 지 이제 한달이 지났네요. 2020년 5월 개인사업자로 창업한 지 13개월 만에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2019년 여름. 코로나19를 생각도 하지 못했던 때 저는 두번째 직장이었던 에듀테크 기업 에스티유니타스(ST Unitas)에서 퇴사했습니다.

창업만을 위한 퇴사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항상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죠. 직장에 다닐 때부터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었던 직장인 커뮤니티의 규모가 점점 커졌고 창업 경진대회에서 수상까지 하면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2020년 ‘개인사업자’로 독서모임 중심 직장인(MZ세대) 커뮤니티 ‘메모레’를 시작했습니다. 법인은 설립과 운영 절차가 복잡했고 그때만 해도 투자자나 동업자에게 지분을 내줄 의향이 없었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를 택했습니다.[※참고: 팀메모리의 목표는 사람을 연결하며 얻은 가치로 MZ세대가 겪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거였다.]

당시 ‘메모레’를 운영하며 ‘코로나를 뚫고 태어난 커뮤니티’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2020년 봄 수백여명의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교류하는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셈이었으니까요. 감사하게도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참가해주는 유저들 덕에 다양한 투자사에서 러브콜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커뮤니티 사업에 코로나19는 너무 큰 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축해 코로나19에도 운영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보려 했지만 한계를 인정해야 했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건 2020년 말에 시작된 집합금지 조치였죠.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회사는 창업 반년 만에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 ‘피보팅(기존 사업 전환pivoting)’이었습니다. MZ세대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를 유지하면서 ‘사업 전환’을 꾀했던 겁니다. 1~2개월 단위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의 아이템인 직무역량 데이터 기반 채용 플랫폼 ‘레디미’를 만들게 됐죠. 레디미는 구직자에게는 직무 체험을 제공하고 기업에는 맞춤형 인재를 추천하는 플랫폼입니다. 지금은 훌륭한 팀원들과 투자자들을 만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도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두가지를 조언합니다. ‘당장’과 ‘작게’입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험하는 건 별다른 ‘준비’가 없어도 됩니다. 학교
직장에 있어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지금 바로’ 해볼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바로 실행에 옮겨보세요.

하지만 ‘리스크’를 조심해야 합니다. 작게 시작하라는 겁니다. 인건비나 임대료가 지출되지 않는 구조에서 사업 진도를 많이 빼두세요. 실제로 메이저 벤처 투자사들도 “시드 투자 전까지는 사업자나 법인 등의 형태가 필요 없다”고 조언합니다. ‘작은 시작’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좋은 팀원을 모으거나 예비창업패키지 등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자금을 마련하는 데 유리합니다. 

윤성규 ㈜팀메모리 대표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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