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4명 인터뷰

전국의 자영업자는 558만명이다. 전체 취업자 중 20%에 해당한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사람 5명 중 1명은 자영업자란 거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반 넘게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는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반복되는 영업제한과 집합금지 조치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 4인을 만나 속마음을 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초,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1년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들뜬 마음에 방역이 느슨해진 탓일까.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7월 초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일어났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이 넘고 강력한 전염력을 가진 ‘델타’ 변이까지 나타나면서 사람들의 일상에 제동이 걸렸다.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기 얼마 전인 6월 20일, 정부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발표했다.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거리두기 체계’였다. 기존 5단계를 4단계로 간소화하고, 지자체별로 1~3단계 안에서 조정할 수 있게끔 자율권을 강화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조금은 완화된 새 거리두기 체계를 도입하자마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졌고, 정부는 7월 12일부터 수도권에 ‘대유행·외출금지’ 수준인 거리두기 4단계를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4단계 방역수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다. ‘퇴근 후 모이지 말고 집에 들어가라’는 뜻을 담은 조치지만, 1년 가까이 이어진 영업제한과 집합금지로 고통 받은 자영업자에겐 치명타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이 유독 높은 나라다. 6월 기준 자영업자의 비중은 20.2%로,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8위(2019년 기준)에 오를 만큼 높다. 한국 경제의 밑단을 이들이 받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각종 방역수칙과 집합금지 조치로 1년이 넘게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생계유지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2019년 684조원대였던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 1분기 831조원까지 늘어났다. 살아남기 위해 빚을 내며 버티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4차까지 지급됐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진 않았다. 금액이 적은 데다, 지급 과정조차 순탄치 않아 논란만 일으켰다. 분노와 억울함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나섰다. 

 

분노한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나서 시위를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분노한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나서 시위를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14일부터 이틀간 서울 시내에선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자영업자 비대위)’가 심야 차량 시위를 벌이며 정부에 항의했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우리를 살려달라”며 “4단계를 폐지하고 상생 방역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 논의하던 손실보상제 소급적용까지 무산되자, 자영업자들은 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걸까.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7월 12일)된 이후 여러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속마음을 듣고자 길 위로 나섰다. 온몸을 태울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들이었지만, 기자가 만난 이들의 속은 그보다 더 타들어가고 있었다. 

■ 첫번째 만남, 노래방 사장님 = ‘소상공인을 만나야겠다’고 결정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은 노래연습장이었다. 노래연습장은 코로나19 연쇄 감염이 발생할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수차례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을 받았다. 단체로 저녁에 방문하는 손님이 많은 노래연습장 특성상, 4단계 거리두기의 충격파가 클 게 뻔했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이정모(가명)씨를 찾아갔다. 이씨는 처음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말해봤자 바뀌는 게 없잖아요, 시간 낭비예요.” 대한노래연습장업협회 임원이기도 한 그는 미디어를 통해 여러 차례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상황은 그대로라고 했다. 잠깐 망설이던 이씨는 인터뷰를 수락했다. 


오후 5시쯤 이씨가 운영하는 노래연습장에서 그를 만났다. 입구에는 ‘이용 가능 인원 16명’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숫자가 무색하게 텅 빈 방들은 넓었다.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노래 기계 앞에 이씨와 마주 앉았다. 

기자 : “꽤 이른 시간에 문을 여시네요.” 
이씨 : “요즘 문을 잘 열지 않아요. 오늘도 안 나오려고 했는데 인터뷰 때문에 나왔어요.” 
기자 : “아, 네….” 

미안한 마음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누군가는 “그들만 힘든 건 아니지 않냐”며 자영업자의 분노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생각보다 더 어려운 환경을 감내하고 있었고, ‘집단행동’을 벌일 만한 나름의 이유도 갖고 있었다. 

기자 : “지난해부터 상황이 어떤가요?”
이씨 : “확진자가 나온 게 지난해 1월부터였나요? 초반엔 우리도 영업제한에 적극 동의했어요. 국가적인 재난이잖아요. 구청에서 요구하면 다 협조했고요. 그런데 벌써 1년 반째 영업제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래방은 연말연시가 대목인데, 지난해 12월에도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잖아요.

지금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영업이 가능하지만 안 하는 곳이 더 많아요. 노래방은 (심야 손님이 많아) 밤 9시에 닫든 10시에 닫든 피해가 큽니다. 영업제한은 문 열지 말라는 소리나 다름없어요. 노래방이 이미지가 안 좋다보니 ‘타깃’이 되고 싶지 않아 한도 끝도 없이 견디고 있는 거죠.”

수도권 노래연습장은 4단계 거리두기 시행 이후 영업을 하기 어려워졌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수도권 노래연습장은 4단계 거리두기 시행 이후 영업을 하기 어려워졌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이씨의 분노는 깊었다. 가끔씩 말을 멈추고 “너무 거칠 게 말을 한 것 같다”며 스스로 주장의 톤을 확인할 정도였다. 하지만 방역 이야기가 나왔을 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K-방역’이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날 지경입니다. 단속을 확실히 하는 것도 아니고. 요새는 규제가 바뀌거나 지원책이 나와도 공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요.” 

이씨의 분노엔 앞날을 낙관할 수 없는 답답함이 깔려 있었다. 동변상련일까. 자신뿐만 아니라 영세한 업주들을 향한 걱정도 컸다. “노래방 업계는 90%가 소상공인입니다. 말 그대로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사는 이들이 대다수죠. 이들은 대출을 받거나, 보증금을 까먹으며 버티고 있어요. 막막합니다. 내일은 나아지겠지, 조금 줄어들겠지…. 기약 없이 있는 거죠.”

앞을 낙관할 수 없는 답답함

지원금 이야기가 나오자 이씨는 “정부도 고생한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업계의 어려움을 정말로 이해하진 못한다”고 운을 뗐다. “관료들에게 1년 6개월 동안 월급을 주지 않는다면 과연 그들이 버틸 수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제대로 보상해주면 우리도 이해해요. 재난 앞에서 협조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예상보다 길어진 이씨와의 대화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퇴근시간이 겹친 탓에 길가엔 사람과 차가 뒤섞여 혼잡했다. 오랜만에 문을 열었을 이씨의 노래연습장을 찾는 이들이 있길 바라며 발길을 돌렸다.

■ 두번째 만남, 안경원 사장님 =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안경원으로 발길을 돌린 건 노래연습장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있는 데다, 이전에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이라서다. 이 안경원은 홍대입구역과 가깝고 연예인도 많이 들른 꽤나 유명한 곳이다.


살갑게 인사를 건네는 안경원 대표 이민우(가명)씨와 매장 안에서 차가운 커피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안경원의 상황을 물었다. 인원제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 넘겨짚었지만 틀린 생각이었다. 

기자 : “그래도 영향이 크진 않으시죠?”
이씨 : “음, 그렇지 않아요.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30% 수준까지 줄어든 것 같아요. 2020년에 반토막 나고, 거기서 또 줄어들었어요.”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기자 :  “안경원은 경기에 영향을 덜 받지 않나요?”
이씨 : “천만에요. 안경은 ‘지갑에 여유가 있을 때’ 사는 제품이에요. 사정이 급하면 굳이 살 필요가 없죠. 저희처럼 사업가 등을 대상으로 중고가 제품을 파는 곳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어요. 경기가 안 좋아서 다들 힘드니까요.”
 
안경원이 타격을 입은 이유는 경기침체만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씨는 “보통 6~8월에는 선글라스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하지만 여행을 갈 수 없는 지금은 하루에 한개나 팔릴까 말까 한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그는 코로나19 사태 속 정부의 정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서글서글하게 답하던 이씨의 말에 날이 섰다. 

기자 : “정부 정책이 도움이 됐나요?” 
이씨 : “보여주기식 정책이 너무 많아요. 실제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정책을 내지 않을 거예요. 최저임금이 그 대표적 예라고 봐요.” 

기자 :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시는 건가요?” 
이씨 : “아니에요. 최저임금 올리는 건 반대하지 않아요. 다만, 속도 문제는 꼬집고 싶어요. 자영업자를 ‘돈 버는 나쁜 놈’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걸 압니다만, 사업한다고 다 돈 잘 버는 거 아니에요. 직장인보다 덜 벌면서 운영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는 임대료 부담 문제로 화제를 돌리면서 주장을 이어갔다. “정부가 집값을 낮춰주든가 임대료 상승을 잡든가 해야죠. 영업제한에 힘들게 버티는데 비용(인건비·임대료)만 높이면 어떡하나요. 지금 신촌·이대 쪽만 봐도 한집 건너 한집 공실이에요. 망할 사람은 망하라는 건가요?”

이씨와 한참을 이야기하던 중 안경을 새로 맞추려는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분주하게 손님을 맞았다. 시력검사를 하고, 어떤 안경이 맞는지 이씨가 손님에게 설명하는 동안 그를 기다렸다. 이씨는 미안해했지만, 되레 편한 마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 세번째 만남, 분식당 사장님 =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침을 겪은 업종으로 음식점을 빼놓을 수 없다. 음식점은 비대면의 일상화로 인해 좋든 싫든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야 했던 업종이다. 이제는 매장이 아닌 배달앱을 통해 손님을 만나는 가게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의 한 아파트 상가에 입점한 분식당의 사장 강승희(가명)씨에게 연락했다. 강씨의 가게는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곳이다. ‘유학파 요리사’란 눈에 띄는 이력과 출중한 음식솜씨로 유명해졌다. 기자가 강씨를 처음 만났던 건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이었다. 식사시간이 훌쩍 지나도 분주했던 매장을 떠올리며 ‘언제 만나면 좋을지’ 물었다. 강씨는 “가게에 나가지 않는다”며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강씨 가게의 주 메뉴는 김밥과 떡볶이지만, 또 다른 히트 제품이 있다. 바로 도시락이다. 샌드위치·과일·김밥 등을 오밀조밀 담은 도시락을 서울 곳곳으로 배달하는데,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엔 찾는 이들이 더 늘었다. 배달 수요가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인 듯했다. 

기자 : “도시락이 효자 노릇을 했겠네요.” 
강씨 : “그렇지도 않아요.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많이 하니까 회사에서 들어오는 주문량은 되레 줄었어요. 배달하는 가게가 워낙 많아 시장이 치열해진 탓도 있고요. 단체모임을 안 하니까 도시락도 덜 팔리죠.”

유학파 요리사의 긴 한숨

사실 도시락으로 배달 수요가 늘어난 건 강씨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강씨는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는데, 2020년 매출이 2019년에 비해 150만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익까지 늘어났느냐다. 

기자 : “매출이 늘어난 만큼 수익도 증가했나요?”
강씨 : “그 반대예요. 배달 중개 플랫폼에 나가는 수수료가 25~30%에 달하다보니 비용을 제외하고 손에 남는 건 오히려 줄었어요. 차라리 코로나19 사태 전에 배달 매출이 적었던 때가 나았다니까요.”

강씨의 가게는 오래된 아파트 상가에 들어서 있다. 지역 시세에 비하면 임대료가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강씨는 걱정이 크다. “잘되는 집은 이런 상황에도 잘되더라고요. 저희처럼 중간 정도의 매출을 내는 곳이 불안하죠. 2020년에 문 연 가게나, 자리를 못 잡았던 가게에 코로나는 재앙이나 마찬가지예요.” 

수도권에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강씨 가게의 매출은 일주일 만에 반토막이 났다. 생각보다 매출 감소폭이 컸다. 

기자 : “4단계 거리두기 여파가 무섭네요.” 
강씨 : “매출이 반으로 줄어드니 사태가 심각해진 게 체감이 돼요. 자영업자도 마음 놓고 외출하지 않아요. 우리가 코로나에 걸리면 더욱 난리가 날 테니 조심하죠. 이런 노력이 무색해지네요. 날씨 풀리고선 야외에서 술 마시는 사람도 많은데, 가게 문만 닫는다고 해결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천천히 말을 이어가던 강씨는 “바쁘게 살다가 강제로 멈추니, 사람이 무기력해진다”며 “직원들에게 짜증만 낼까봐 요즘엔 가게에 잘 나가지 않는다”며 옅게 웃었다. “사장들끼리는 안부도 잘 안 물어요. 어려운 상황을 말하는 것 자체가 화만 돋우니까요. 지금은 말하기도, 화내기도 지친 느낌이네요.” 

■ 네번째 만남, 동네서점 사장님 = 1년 전, 기자는 “도서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활기가 돌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 있다. 당시에도 수혜를 본 건 온라인 판매망이 탄탄한 대형서점이었고, 중소형 서점이나 학습지·참고서를 판매하지 않는 기타서점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동네서점을 찾았다.

이곳은 1988년 문을 열어 3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네서점 중에서도 터줏대감 같은 곳이다. 99㎡(약 30평) 남짓의 매장에는 신간부터 학습지·아동서적·취미서적 등 다양한 책이 비치돼 있다. 베스트셀러뿐만 아니라 서점 대표인 민현기(가명)씨가 추천하는 책도 구경할 수 있다. 민씨는 인터뷰 시작 전 기사의 방향과 취지부터 차근차근 들었다. 강서구 지역 서점 조합장이기도 한 그는 기자의 질문에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기자 : “동네서점의 상황이 어떤가요?” 
민씨 : “지역 전체적으로는 매출이 떨어진 편이지만 올해 들어선 회복하는 추세죠. 동네서점이 방역지침 등 규제를 받지 않아 피해가 덜했어요. 대형서점처럼 사람이 몰리고 줄을 서는 것도 아니고요.” 

민씨의 말처럼 인터뷰 도중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모두 ‘혼자’였다. 대화를 하는 이들이 없으니 서점의 분위기는 고요함을 넘어 적막하기까지 했다. 

기자 : “매출이 조금 늘었나요?” 
민씨 :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아도 참고서·학습지는 필수품이니까 꾸준히 팔려요. 학습지는 필요할 때 바로 써야 하니 아이들도 온라인보다 서점을 찾죠. 그 덕에 매출이 조금 증가하긴 했어요.” 
기자 : “다른 서점의 상황도 비슷한가요?” 
민씨 : “아니에요. 우리는 특수한 상황이죠. 서점 형태마다 사정이 달라 일반화하긴 어려워요. 동네서점 중에도 도서관 납품 매출이 큰 곳은 타격을 받았을 거예요. 독립서점은 행사를 열지 못하니 어려울 거고요. 중대형 서점도 관리비는 나가는데 오프라인 매출의 감소를 겪었죠.”

좀 더 디테일한 정책 필요

민씨와의 대화는 자영업자 558만명의 상황이 천차만별임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상황·지역·업종에 따라 ‘고통의 결’이 달랐다.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책을 펼치든 규제를 하든, 보다 디테일하고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단 거다. 정부와 국회는 집합금지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재난지원금(희망회복자금)을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한다. 10월 이후에는 손실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런 당정의 행보는 코로나19라는 재난을 감내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기자와 만난 사장님들은 한결같이 이런 말을 입에 담았다. “정부는 현장의 소리를 듣지 않아요. 정치권은 표가 필요할 때만 민생에 신경을 쓰는 척하죠. 재난지원금은 고맙지만, 월 임대료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금액이었죠. 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좋으니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해요.”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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