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섞인 하반기 전망
여전한 코로나19의 영향력
하반기 미, 테이퍼링 시작할까

2020년 한국경제는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나면서 경기가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2021년은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회복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숱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7人에게 하반기 전망을 물어봤다.

2021년 국내 경제와 증시는 뜨거운 상반기를 보냈다. 침체에 허덕이던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코스피지수는 이전엔 경험하기 힘들었던 3000포인트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남은 하반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정부가 밝힌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2%다. 지난해 말 전망치였던 3.2%에서 1.0%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재정정책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경기 회복세가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사진=뉴시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사진=뉴시스] 

GDP 성장률은 정부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던 민간소비는 올 2분기 3.6%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침체했던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서다. 코로나19는 여전히 경기 회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는 등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7월 28일에는 확진자가 1895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발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 1168명을 기록한 이후 33일 연속 1000명대를 이어갔다. 

잘나가던 수출도 삐걱거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20일 기준 무역수지는 39억4000만 달러(약 4조5500억원) 적자였다. 2018년(2월 1~20일) 26억6000만 달러의 적자가 난 이후 최대치다.

올 하반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 하반기 우리나라가 14억 달러(약 1조6100억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민간소비 회복으로 수입이 수출을 앞지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2021년 하반기 한국경제와 증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7人에게 한국경제와 증시의 방향성을 물었다.

통화정책의 변화는 하반기 증시를 흔들 변수다.[사진=뉴시스] 
통화정책의 변화는 하반기 증시를 흔들 변수다.[사진=뉴시스] 

■경기 회복세 이어질까 = 엇갈린 경기 지표처럼 증권사 센터장들의 전망도 조금씩 결이 달랐다. 다행스러운 건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컸다는 점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기는 기본적으로 회복세에 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제조업 중심의 회복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반기 제조업 경기에 서비스업의 회복세까지 나타나는 시나리오를 예상한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걸리긴 하지만 서비스업이 회복되면 경기도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복세 3분기까지 이어질까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반등을 넘어선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코로나19가 경기 회복세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아직 경기 둔화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변수와 영향력 = 다만, 코로나19의 파급효과를 예측하는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를 ‘예측하기 힘든 변수’라고 꼬집으면서 기대보단 우려에 무게를 실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경제는 코로나19의 확산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예상하기 어렵다”며 “경제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경기 회복 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가 회복세인 것은 맞지만 코로나19를 고려하지 않고는 하반기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 이들의 우려대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지난해와 같은 침체기를 겪을까. 대부분의 센터장은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 사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능력이 향상된 데다 시장도 처음과 같은 공포를 느끼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근 확산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다는 것도 희망을 품게 하는 요인이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의 말을 들어보자.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사망률이 치솟는 상황이 아니라면 시장의 반응은 지난해와 사뭇 다를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의 불확실성도 많이 낮아졌다. 이는 백신 접종률을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돈줄 죄는 중앙은행 = 문제는 하반기 경제를 쥐락펴락할 변수가 코로나19만이 아니란 점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 하반기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유겸 센터장은 “미국은 8월 열릴 잭슨홀 미팅에 맞춰 테이퍼링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미국의 주택시장도 큰 걱정거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미국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거품이 끼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매월 400억 달러에 이르는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 규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부분의 센터장은 “그에 따른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 선반영된 변수인데다, 시장에 충격을 줄 만큼의 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대 의견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통화정책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라며 “지난해 기저효과로 높아진 경제지표가 2분기를 기점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지면 위험자산인 증시의 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국내 증시를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 변화는 불가피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투자자는 경기민감주를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자.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는 확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경기민감주의 순환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비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는 소비 관련주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반도체·배터리·IT·전기차 등 성장산업에도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경수 센터장은 “증시 상황에 따라 투자전략은 바뀔 수는 있지만 주도산업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주도산업이 바뀐다는 건 산업의 성장이 끝났을 때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주가 최근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을 받는 것”이라며 “반도체·배터리·IT·전기차 등 성장주의 핵심이 되는 산업의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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