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희 성 코너

“매춘은 여성의 성을 폄하하는 자기모독적 행위다.” 이런 사고는 한동안 강하게 뿌리박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고에도 매춘은 사라지지 않았다. 되레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그런 여성의 성에 관한 인식이 바뀐 부분도 있다.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매춘을 막더라도 절대 없어지지 않을 사회현상이 돼 버린 것이다.

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이만치 편리한 것은 없다는 점에서 세계 제1의 부국들마다 그것을 공급•판매하는 여성이 도시의 한쪽 구석에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스위스•영국•벨기에 등 매춘거리가 없는 선진국은 없다. 남자가 여자를 돈으로 사는 것처럼 여자 역시 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내를 매입하는 것이 선진국 매춘시장의 실정이다.

여성의 성구매는 성적 약자의 권리

여자가 남자의 육체를 구입하는 섹스에 관해 페미니스트들은 ‘성적 약자’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미국과 같은 성생활이 자유로운 사회에선 여자가 성을 즐기고 싶을 때, 마사지숍이나 안마서비스를 통해 섹스 서비스를 구입하는 통로가 열려 있다.

이처럼 매춘이 남녀 양측에 널리 거래되다 보니 한편에선 이를 천시하는 풍조가 교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식산업이 미각을 찾는 사람들의 입맛을 맞춰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면 여성이 구입하는 매춘은 참치 뱃살과 같은 달콤한 쾌감을 구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는 논리다.

매춘의 역사는 인간이 돈으로 구입하는 최초의 상품 중에서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 이런 의미에서 성풍속산업을 다른 서비스업과 구분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는 강경론자의 외침이 때때로 인터넷에 출현한다. 매춘을 막는 것은 성적 약자가 성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난폭행위라는 얘기다. 매춘에 대한 역설적 애호론이다.

그렇게 자유스러운 섹스관을 가졌더라도, ‘돈으로 샀으니까 내 것이라는 감각’이 남자에게 있다면 매춘은 순조롭게 성사되지 않게 된다. 금전을 지불한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남자가 있다면 그 거래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외국의 매춘시장을 둘러보면, 점포마다 판매되는 메뉴가 있어서 그 단계에 따라서 봉사료가 달라진다. 이런 ‘메뉴주의’가 통하지 않는 곳이 우리나라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매춘시장에서 유의할 점은 ‘육체를 사는 것은 괜찮지만 그 판매조건에 인격까지 포함해서 사는 것은 아니다’는 규약이다. 이것을 위반하면 조폭들의 폭력이 개입한다. 그래서 매춘의 비범죄화 움직임이 서서히 태동 중이라고 한다. 매춘을 범죄로 규정하면 그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의 권리는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돈 한 푼 없이 해외에서 입국해서 그 나라에 체류하는 동안 자신의 몸을 팔아서 생활하다가 돌아가는 철새형 창부의 예를 들어보자. 별다른 전문지식이나 뛰어난 기술 없이 머물다가 성병에 걸리는 경우, 그것을 치료할 비용은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성매매 여성의 인격은 지켜져야…

그런 논리에서 생겨난 것이 ‘매춘도 sex worker라는’ 개념이다. 창부라도 다른 노동과 구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선진국에서 나오고 있다. 성과 인격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많은 선진국에서 신참 매춘

부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위를 돌아보면 어엿한 유부녀인데도 음성적으로 몸을 파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만약 섹스의 대가로 고가의 핸드백이나 모피코트를 선물로 받는다면 이는 분명히 매춘인데도 그 여인은 매춘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매춘의 역설적 정당성에 대한 에피소드로 이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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