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주의 쓴소리 바른소리

▲ 박근혜 대통량 당선인이 주장하는 반값등록금 대책은 '줄푸세'를 경제민주화와 동일시하는 철학의 연장선에 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수혜자는 수출재벌이 될 전망이다. 수출재벌은 이른바 ‘그룹’으로 불리고 있는 독과점 기업집단 가운데 수출비중이 높은 집단을 말한다.

이런 전망을 반영한 듯 2013년 증시는 시초가부터 이들 그룹주, 특히 시가총액이 큰 수출주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수혜자가 수출재벌이라고 보는 첫째 이유는 이번 대통령 당선자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는 대선 캠페인 구호)를 경제민주화와 그 뜻이 같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선자가 개인 철학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 뿐이라면 개인적 무지 또는 무식의 문제일 뿐, 정치·경제적으로 아무 문제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아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집단을 이끌고 있다면 문제가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사람이 이번 대선 결과 당선자가 됐다.

당분간 ‘부자증세’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된 고소득층도 물론 수혜자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크고 확실하게 혜택을 보장받게 된 경제주체는 그동안에도 각종 세제상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었던 재벌들, 특히 수출재벌들이다.

대공황적 경제위기에도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이들 수출재벌기업들은 혹시 대선결과로 세후순이익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던 공포로부터 이제 확실히 해방됐다.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겉으로 내수경기 부양에 노력하는 듯한 시늉만 보이게 될 새 정권도 줄푸세의 철학에 따라 수출재벌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짓(?)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투자의욕’을 사회와 국가에 대한 재벌의 시혜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중·동 등 수구언론의 기만술에 속어 넘어간 것이다.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에 대중매체를 통해 조작한 허위의식의 하나일 뿐이다.

공기업·의료 민영화 가속화 될 듯

내수 중소기업 또는 영세 자영업자들만 부담하게 될 부가세 또는 물가상승을 자극할 국채 발행 등은 모르겠지만, 고소득자의 ‘부자증세’나 ‘수출재벌기업에 대한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방안’ 같은 증세안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것이든 새 정권은 반대할 것이다.

재벌이 최대 수혜자인 두 번째 이유는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사영화私營化를 토건정부에 이어 더 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내 독과점 재벌들의 자본 확대축적을 위한, 보다 유리한 여건을 당선자의 새 정권은 조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대자본이 필요한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사영화를 위해 중소자본이나 이른바 경쟁적 시장자본은 공기업 인수시장에 참가할 능력이 없다.

교육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토건정부의 철학도 당선자의 새 정권에서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은 모르지만, 사학의 ‘자유로운’ 등록금 징수권을 제한하는 어떤 조치도 당선자는 반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번 당선자는 대선기간 중에도 부자의 자녀에게는 등록금을 그대로 받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만 장학금을 선별적으로 줌으로써 실질적 반값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말하자면 부자증세 없이도 상대적 부자자녀들의 등록금 인상을 통해 가난한 집안의 자녀에게 교육비를 보조해 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야말로 당선자의 줄푸세 원칙과 소신의 연장이다. 
                                                                                                                   

 

비슷한 논리로 의료 사영화도 크게 진전될 전망이다. 의료보험을 민간보험과 국민건강보험으로 2원화해서 부자의료와 서민의료를 구분, 의료비를 물리자고 주장해 왔던 연세대 인요한 가정의학과 교수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등용된 것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10월말 경제자유구역내 영리병원의 설립을 허가한 조치에 이어 현행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졌다. 이렇게 된다면, 서민의 건강권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국내 재벌과 초국적 독점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민간보험시장은 비약적으로 확대될 계기를 맞게 됐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