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2] 박근혜 위한 공자의 한수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를 두고 논란이 많다. 옥석을 제대로 가리고 있는지 의문이다. 사진은 대선 기간 막말로 구설에 시달린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
「논어」는 대부분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로 돼 있다. 그 속엔 다양한 얘기들이 나온다. 만약 공자가 살아있다면 박근혜 대통령 당신인에게도 가르침을 줬을 거다. 어떤 가르침이었을까. 아마도 아첨하는 신하를 경계하라는 뜻에서 ‘유신諛臣을 삼가라’고 조언하지 않았을까.

다시 읽을수록 깊은 맛이 계속 우러나는 책을 우리는 고전古典이라고 말한다. 고전이 지금도 널리 읽히는 이유이다. 그중 최고의 고전을 꼽자면 서양에선 성경이고, 동양에선 「논어」가 아닐까 한다. 요즘 「논어」를 중심으로 한 고전읽기 열풍이 대한민국에 조용히 번지고 있는데 반가운 일이다.

알다시피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기록은 거의 대부분 문답問答이다. ‘子曰,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가 편편篇篇마다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래서 한 가지 상상을 해봤다. 21세기인 지금 공자가 살아있다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위해 어떤 축하 메시지를 보낼까 하는 거다.

그러나 한 단어가 떠올랐다. ‘유신’이다. 아버지 박정희의 ‘유신維新’이 아니다. 통일신라 대장군 이름 ‘유신庾信’도 아니다. 공자라면 아마도 아첨하는 신하를 경계하라며 ‘유신諛臣’이라는 두 글자를 적어 보냈을 게다.

옛말에 ‘첨유아자오적야諂諛我者吾賊也’라고 했다. “내(보이는 나我)게 아첨하는 자는 내(솔직한 나吾) 원수다”는 뜻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충신忠臣을 뽑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유신諛臣을 곁에 두고자 함인지 헷갈려서다.

공자는 말만 잘하는 제자를 싫어했다. 정치적 능력이 뛰어났지만 너무 말이 많고, 말이 앞섰던 제자 재여宰予에게는 대놓고 나무라며 욕한 적도 있다. 공자가 ‘공야장’ 편에서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고, 쓰레기로 쌓은 담장에는 흙손질을 할 수 없다宰予晝寢. 子曰, 朽木不可彫也, 糞土之墻, 不可汚也”고 제자들에게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학이’ 편에서는 “교묘한 말솜씨와 겉포장을 잘 하는 사람 중에는 어진仁 사람이 드물다 巧言令色鮮矣仁”고 질타했다.
 


‘구인위산공휴일궤九쩛爲山功虧一짹’라는 말이 있다. “아홉 길이나 되는 산을 거의 다 쌓아놓고서 마지막 한 삼태기를 게을리 한다면 지금껏 해온 공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여기서 ‘일궤?짹’는 결국에 ‘사람臣’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근신槿臣(박근혜 사람들을 말한다)’이 기웃대고 있다. 그네를 타고서 출세할 욕심을 내며 아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공자가 살아있다면 이런 유신諛臣을 삼가 조심하라고 틀림없이 충고했을 것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북극성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과 같은 존재이다.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인사人事’를 잘해야 된다. 인사는 서민과 악수하는게 아니다. 어려운 이웃의 쪽방을 찾아가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인사란 대통령에게만 아첨하려는 유신을 뽑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인재를 뽑아 세우는 것을 말한다. “그가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했던 것을 보고, 그가 하고자 하는 것을 살펴보면, 사람을 어떻게 숨기겠는가?”

박 당선인의 철통보안 조각組閣이 썩은 나무에다 하는 조각이 아니길 바란다. 쓰레기 인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인사가 단행되길 소망한다. 해답을 찾기 어렵다면 「논어」를 들춰보길 바란다. 국민희망·국민행복·국민통합 지혜가 담겨 있을 것이다.
심상훈 The Scoop 고전경영아카데미 원장 ylmfa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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