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IoT 시장 속 스타트업
주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지만
효율적이고 보안성 좋은 엣지 컴퓨팅

A는 데이터를 모아서 관리한다. 데이터 저장공간이 크고 안전하지만 ‘한번 멈추거나 뚫리면 끝’이라는 위험성이 있다. B는 데이터를 분산 관리한다. 데이터 저장 공간이 작지만, 효율적이고 보안성이 좋다. A는 클라우드 컴퓨팅, B는 엣지 컴퓨팅이다. 모든 게 분산되는 엣지 컴퓨팅이 최근 이목을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흥미롭게도 이 시장엔 국내 스타트업도 뛰어들었다.

산업용 IoT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업용 IoT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5G, 스마트센서, 스마트팩토리…. 전세계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마케츠가 발표한 ‘2027년까지 IoT 기술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IoT 시장 규모는 2021년 3845억 달러(약 457조원)에서 2027년 5664억 달러로 연평균 6.7%로 성장할 전망이다. 5G 통신 기술이 보급되고 클라우드 플랫폼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IoT 솔루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산업용 IoT도 주목받고 있다. 산업용 기계에 더 많은 자동화와 자체 모니터링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IoT 솔루션을 주로 사용하는 산업은 제조 또는 에너지 부문이다. 제조 부문에선 공장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산업용 IoT를 활용한다. 기계에서 발생하는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제어함으로써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에너지 부문에선 전력망 성능, 파이프라인의 흐름 등을 IoT 솔루션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효율성뿐만 아니라 상황을 예측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용 IoT 시장은 연평균 29.4 %씩 성장해 2025년엔 9494억 달러(약 11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6.7% 성장할 거란 전체 IoT 시장보다 가파른 성장세다. 

산업용 IoT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경제성’이다. 최근 제조업체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고급 시스템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산업용 IoT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업용 IoT를 도입하면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 예측이 가능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둘째 이유는 모니터링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보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자산을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려는 수요가 늘었는데, 산업용 IoT를 활용하면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산업용 IoT는 어떤 플랫폼에서 유용하게 작동할까. 답은 간단하다. 

대부분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와 콘텐츠를 클라우드에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래서인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이 완전무결한 건 아니다. 네트워크나 클라우드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업무가 정지된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그래서 등장한 게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다. 엣지 컴퓨팅은 원거리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클라우드 서버 대신 단말기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엣지 서버를 설치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 컴퓨팅 업체인 엔비디아는 엣지 컴퓨팅의 이점을 크게 4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이점은 지연시간 감소다. 중앙의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가 아닌 데이터가 생성되는 곳에서 컴퓨팅을 진행하면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이점은 보안이다. 엣지 컴퓨팅은 데이터를 로컬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민감한 데이터를 공공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셋째 이점인 비용 문제로도 연결된다. 데이터 생성량이 늘면 그만큼 데이터 저장(스토리지·storage) 비용도 증가하는데 엣지 서버를 활용해 로컬에서 데이터를 분산해 처리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넷째 이점은 범위 확장이다. 전통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에선 반드시 인터넷과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엣지 컴퓨팅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접근이 어려웠던 곳까지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이처럼 엣지 컴퓨팅 방식은 거대하면서도 중앙집권적인 클라우드 방식과 다르다. 작고 분산돼 있지만 효율적이고 경제성이 좋다. 

엣지 컴퓨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마케츠앤마케츠에 따르면 2020년 36억2300만 달러였던 전세계 엣지 컴퓨팅 시장은 연평균 34.1%씩 성장해 2025년엔 157억15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엣지 컴퓨팅은 산업 현장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엣지 컴퓨팅은 산업 현장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국내 스타트업인 딥파인은 지난해 음성정보만으로 업무를 체크하고 언제 어디서든 본사와 연결해 산업 현장의 상황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수 있는 AR 스마트 글라스 ‘아론’을 개발했는데, 여기에 엣지 컴퓨팅 방식을 적용했다.

엣지 컴퓨팅 기반의 산업용 IoT 관제 시스템을 개발한 캐시스는 경제성과 편리성을 인정받으며 굵직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동민 캐시스 대표는 “엣지 컴퓨팅 방식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할 때보다 비용이 절반 이상 저렴하다”면서 “이런 점을 내세워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맥킨지의 보고서는 엣지 컴퓨팅이 환경, 에너지, 물류, 교통 등의 분야에서 노동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 현장의 효율을 높일 엣지 컴퓨팅의 장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렇게 가능성 높은 시장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은 얼마나 알찬 성과를 남길 수 있을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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