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 버치 억만장자 된 사연

한 여성 회장이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유명 브랜드를 갖고 있고, 인맥도 훌륭하다. 그런데 그가 억만장자가 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혼한 남편이 뜻하지 않게 도움을 줘서다. 의류ㆍ잡화브랜드 토리버치를 만든 토리 버치 회장의 얘기다. 이혼도 때론 비즈니스가 되는 모양이다.

▲ 뉴욕 맨해튼의 부촌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디자이너 토리 버치가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떠오르는 패션계 거물 디자이너 토리 버치가 여성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의류•잡화업체 토리버치의 회장이자 디자이너인 토리 버치(토리)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 맥 휘트먼과 함께 올 3월 ‘2013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올해로 48세가 되는 토리버치는 미국 몸매보정 속옷 브랜드 스팽스의 사라 블레이클리(43) CEO 다음으로 젊은 여성 억만장자가 된다. 디자이너를 겸임하는 토리가 만든 브랜드 토리버치는 국내에서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신규 명품 브랜드다. 신발ㆍ가방ㆍ의류를 선보이며 마이클코어스ㆍ마크제이콥스 같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와 어깨를 견주고 있다.

토리버치는 뉴욕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한 아파트에서 탄생했다. 토리는 자신의 아파트 부엌에서 만든 의류ㆍ잡화 브랜드의 론칭을 준비했다. 그는 2004년 뉴욕 엘리자베스 스트릿에 첫 부티크(고급매장)를 냈다. 2006년 토리버치 브랜드를 상징하는 T모양 두개가 겹친 ‘더블티’ 로고의 플랫슈즈를 빅히트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론칭한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토리버치는 잡화 브랜드 마이클코어스 매출을 따라잡을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토리버치가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은 약 8억 달러로, 2011년 마이클코어스의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성장은 토리의 뛰어난 비즈니스 수완 덕분에 가능했다. 토리는 뉴욕 사교계와 연예인 거물과 꾸준히 교류를 맺고 사교계 파티ㆍ자선ㆍ패션행사 등에 자신이 만든 옷을 입고 등장해 브랜드를 알렸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런 토리를 두고 ‘패션계의 차세대 거물’이라고 지목했는데, 이는 토리와 그의 브랜드 토리버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최상류층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드라마 ‘가쉽걸’에도 토리버치의 의상과 액세서리가 노출됐다. 토리버치는 단숨에 뉴욕의 어퍼이스트사이드 스타일로 떠올랐다. 2010년 유럽•아시아에 단독매장을 오픈한 토리버치는 국내에도 진출했다.

오프라 윈프리도 인정한 패션계 명사

하지만 토리가 억만장자 대열에 오른 것은 비단 자신의 만든 브랜드가 빅히트를 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포브스는 “이혼한 전 남편 크리스 버치가 그를 부자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대체 무슨 말일까. 토리버치를 함께 만든 크리스 버치는 토리와 이혼 후 회사 주식 28.3% 중 절반가량을 팔아버렸다. 그동안 기업공개를 하지 않아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던 토리버치의 실체가 일순간 드러났다.

뉴욕의 시장조사기관인 프리브코는 “크리스 버치가 매각한 주식가치를 따져봤을 때 토리버치의 기업가치는 33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분석이 나오자마자 남편과 마찬가지로 토리버치 지분 28.3%를 보유하고 있던 토리의 주식가치가 9억3500만 달러로 치솟았다. 지분매각과 배당금을 통해 받은 금액으로 추정되는 7000달러까지 합치면 10억 달러가 훨씬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토리에겐 이혼도 비즈니스의 일환이었을지 모른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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