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4] 고급 수입차 안전하다는‘편견’

최근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이들이 수입차를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안전성과 성능이다. 뛰어난 안전성 ·성능을 고려하면 주머니에서 많은 돈을 꺼내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고급 수입차의 성능과 안전성은 실제로 국산차보다 뛰어날까. 적어도 안전성만은 그렇지 않았다.

▲ 최근 국내외 충돌테스트에서 국산차가 고급 수입차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장인 김형수(40 ·가명)씨는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에서 실시한 신차 안전도 평가 결과를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최근 구입한 BMW의 차종보다 훨씬 저렴한 국산차가 안전성이 되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가격이 비싸지만 가족의 안전을 고려해 수입차를 선택했다. 김씨는 “당연히 고급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입차의 총 판매대수는 2011년 대비 24.6% 증가한 13만858대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한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유럽산 차량의 추가 관세 인하가 있었다. 국산차와의 가격차가 줄어들자 이왕이면 성능이 뛰어난 수입차를 선택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국내외 안전성 평가에 따르면 수입차의 성능이 국산차에 비해 더 뛰어나다는 이미지는 편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는 신차 11종의 안전도를 평가해 발표했다. 평가 대상차량은 i30톓40·싼타페(현대차), 레이 ·프라이드 텸9(기아차), 말리부(한국GM), SM7(르노삼성), 320d(BMW), 캠리(도요타), CC(폭스바겐) 등 국산차 8개 차종과 수입차 3개 차종이었다.

최우수 차량은 현대차 싼타페, 우수차량은 한국GM 말리부와 기아차 K9이 선정됐다. 이외에도 경형급 레이를 제외한 국산차 전 차종이 ‘충돌분야(정면충돌 ·부분정면충돌 ·측면충돌 ·좌석안전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반면 폭스바겐 CC텯MW 320d·도요타 캠리 등 수입차 3종은 일부 2등급 판정을 받아 국산차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차량이 후방충돌할 경우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좌석 안전성 평가에서는 수입차 3차종 모두 경형급인 기아차 레이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고급 수입차 안전성 해외에서도 굴욕

고급 수입차의 굴욕은 해외에서 치러진 안전성 평가에서도 이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자동차 안전도 평가기관인 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지난해 12월 20일 발표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렉서스 IS250/350텲S350, 아우디 A4 등 5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들이 줄줄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반면 국내 브랜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양호등급을 받은 기아차 K5는 차체가 훼손됐지만 인체 상해는 없었다. 현대차 쏘나타는 한 등급 아래인 보통 등급을 받았다.

김규현 국토해양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세계 주요국가 중 우리나라의 안전성 평가가 가장 까다롭고 항목이 많다”며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국산차가 유럽 ·미국 등 주요국가의 안전성 평가에서 고급 수입차보다 뛰어나다고 평가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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