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푸드’열풍

▲ '짬짜면'과 같은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요즘 식품업계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짬짜면처럼 여러 메뉴를 혼합한 제품을 출시해야 성공한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식품업계에 ‘컬렉션 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메뉴를 먹기 원하는 스마트 소비족이 이 열풍을 이끌고 있다.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숙제였다. 이는 ‘짬짜면’의 등장으로 단번에 해결됐다. 둘 중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고객을 보고 얻은 아이디어다.
그릇 하나를 반으로 나눠 짬뽕과 짜장면을 담는 단순한 생각이었지만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신선한 아이디어에 소비자는 열광했다. 짬짜면은 다른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된치찌개와 비물냉면이 대표적이다.

한번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제품’이 인기다. ‘짬짜면’의 후예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1월 한 케이크에 여섯가지 종류를 담은 ‘마이넘버원 2’를 출시했다. 이 케이크는 높은 인기에 힘입어 출시 한달 만에 10만개가 넘게 팔렸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네가지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이넘버1 케이크가 큰 인기를 끌었다”며 “여기에 두가지 맛을 추가해 마이넘버원2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고객이 조각케이크를 여러 개 구입해 하나의 케이크로 사가는 것에서 착안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케이크의 특성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판매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한개 가격에 여러 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해피큐브’와 ‘러블리큐브’다. 이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19만개 이상 팔렸다.

컬렉션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무엇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여러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메뉴고민을 없앤 것도 인기 요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장기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가 ‘최소비용·최대효과’를 꾀하고 있어서다. 이른바 ‘스마트 소비’가 늘어난 게 컬렉션 제품의 인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이야기다.

생산과정 복잡해 리스크 있어

또 다른 이유는 소비심리에 있다. 재화를 소비할 때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소비단위가 증가할수록 감소한다. 피자와 치킨을 나눠 먹을 때 만족감이 더 크다는 얘기다. 여러 맛을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제품이 인기를 끄는 까닭이다. 하지만 컬렉션 제품이 많은 인기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는 건 아니다. 대중의 큰 호응을 받은 짬짜면은 높은 이윤은 창출하지 못했다. 단순조합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황금 조합비율을 찾는 게 컬렉션 제품의 성공비결이라는 것이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컬렉션 제품은 일반제품을 만들 때보다 2배가량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출시 전 생산·물류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컬렉션 제품의 생산·출시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섞으면 좋다는 생각으로 섣불리 출시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itvfm.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