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위대, 러시아 재벌 저택 점거
러시아의 침공에 밀 가격 폭등
금융소득과세 손 본 일본 증시 연일 하락

시위대가 런던의 벨그레이브 스퀘어 타운하우스를 점거했다.[사진=뉴시스]
시위대가 런던의 벨그레이브 스퀘어 타운하우스를 점거했다.[사진=뉴시스]

[영국 시위대의 공격 거점]
전쟁 옹호한 러시아 재벌 ‘압박’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영국의 시위대가 런던 벨그레이브 스퀘어 타운하우스 한곳을 점거했다. 이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중 한명인 ‘올레그 데리파스카(석유·금속 재벌)’가 소유하고 있는 집이다.[※참고: 올리가르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에 속했던 국가들이 국유기업의 민영화를 비롯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신흥재벌 집단을 말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벨그레이브 광장 5번가의 타운하우스 발코니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걸고 “타운하우스가 해방됐다”는 현수막을 펼쳐 보였다. 그러면서 “이 집은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이 집을 점거함으로써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뿐만 아니라 이 미친 짓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연대를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벨그레이브 스퀘어는 외국 대사관들이 다수 들어선 런던의 부촌으로 세계 각국 부호들의 부동산 투자가 몰리는 지역이다. 최근 영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러시아 부유층과 기업에 제재를 확대하면서 그 일환으로 올리가르히의 자산을 동결했다. 영국 정부는 이들을 푸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친크렘린 성향의 재벌로 지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 법무부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와 부패 지도자들을 조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올리가르히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 우크라이나 공격에 침묵하거나 이번 전쟁을 선전하는 등 침공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우크라 침공 후폭풍]
밀 가격 폭등, 빈자의 고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 밀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밀 공급이 위협받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지난 2년 동안 이어진 궂은 날씨 탓에 밀 비축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장기화하면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밀 선물 가격은 1부셀(27.2㎏)당 11.0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밀 가격이 6.42달러였다는 걸 감안하면 두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밀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독일의 상업은행 코메르츠방크는 이미 시카고 선물의 3~5월 가격 전망치를 19% 상향 조정했다. 더 큰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가격이 얼마나 치솟을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가 밀을 비롯해 옥수수, 보리, 호밀 등 주요 곡물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항구가 폐쇄되면서 지난해 수확한 곡물이 시장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전쟁의 여파로 올해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봄 작물을 심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국가들이 식량 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최근 높은 가격 탓에 밀 구매를 취소했다. 터키는 주문 규모를 줄였다. 곡물 ETF 투자업체 테우크리움 트레이딩의 살 길버티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이 전쟁으로 고통받을 것”이라며 “이는 인류에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러시아 떠나는 사람들]
“나는 러시아의 적 됐다”


“전쟁 발발 후 첫 5일간은 매일 울었고, 공황 증상까지 겪었다.” “러시아 정부는 우리의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도 앗아갔다.”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시위를 벌이다 체포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시위를 벌이다 체포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TY)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시위로 체포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푸틴 정권의 탄압을 피해 망명길에 오르는 러시아인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를 떠나는 이들 중엔 언론인과 블로거, 활동가 등이 특히 많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며칠 동안 러시아의 독립언론들을 강제 폐쇄해서다.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 인터내셔널’도 그중 하나다. 이 단체의 활동가인 레일라 네페소바는 “우리는 ‘러시아인이 모두 푸틴 같진 않다’고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다부르 도르자이르는 과거 자신이 공개적으로 러시아 정부를 비판한 발언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으로 망명했다. 그는 “이번 전쟁을 통해 내가 ‘국가의 적’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망명 러시아인들은 터키 이스탄불, 조지아 등으로 향했다. 하지만 유럽 곳곳에 퍼진 반反러시아 정서 탓에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망명 러시아인들끼리 뭉쳐 ‘망명자 돕기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저널리스트인 알레시코프스키는 몇몇 동료들과 ‘OK 러시아인(가칭)’을 조직해 그들을 돕기 위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가라앉는 일본증시]
기시다 쇼크 회복될까


일본 증시의 연이은 하락세에 ‘기시다 쇼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9일 2만4717.53을 기록하며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결과였다.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닛케이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닛케이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일본 도쿄증시가 호조였던 때는 2021년 9월 3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퇴임을 표명한 후였다. 당시 3만대를 회복했던 닛케이지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 승리한 2021년 9월 29일 이후 3만대가 붕괴하며 하락세를 탔다. 

마이니치신문은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기시다 총리의 ‘새로운 자본주의’를 꼽았다. 2021년 10월 4일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 부유층 우대라는 지적을 받았던 금융소득과세를 손보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주가 하락이 지속하자 기시다 총리는 2월 2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경제 정책이 시장 관계자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면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주주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본 증시의 반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에자와 히데노리 SMBC 닛코증권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 정세와 미국 금융긴축 경계감,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국제 정세의 안정 없인 주가 회복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