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불러일으킨 거짓말

연극 ‘거짓말’이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한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
연극 ‘거짓말’이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한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

인생엔 정녕 진실만 있어야 할까. 아니다. 때론 거짓말이 인생을 아슬아슬하게 지탱해주기도 한다. 연극 ‘거짓말’은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긴 거짓말이 얽혀있는 미로속을 헤매는 인물들을 보여준다.

고독한 삶을 사는 중년 여자 현주는 오래전 남편을 떠나보냈다. 딸마저 집을 나간 지 수년째다. 새 생명을 밴 젊은 새댁 단비는 잘생기고 성실한 남편 태우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태우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 수년 전 사라진 자신의 연인이자 현주의 딸을 그리워한다. 조용히 아픔과 갈등을 묻어뒀던 세 사람의 관계는 경찰인 태우에게 날아온 한 통의 ‘공문’으로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가출한 현주의 딸이 먼 타국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태우는 현주의 집으로 향한다. 태우는 현주에게 딸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오히려 딸이 살아있고 지금부터라도 함께 찾아보자는 거짓말을 한다. 숨어 있던 욕망으로 만들어진 거짓말은 세 사람을 미로 속으로 밀어넣는데….

​연극 ‘거짓말’은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긴 거짓말의 틈 사이를 헤매는 인물들을 보여준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jpg​
​연극 ‘거짓말’은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긴 거짓말의 틈 사이를 헤매는 인물들을 보여준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

연극 ‘거짓말’은 2002년 단편영화 ‘사돈’으로 데뷔한 신성우 작가의 작품이다. 신성우 작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경주마 같은 청년들의 삶과 고민을 보여주는 연극 ‘꿈이 없어도 괜찮아’, ‘나’와 ‘남’ 사이에서 진정한 자신을 끝없이 고민하는 2인극 ‘창밖의 여자’, 사할린 동포 할머니들이 벌이는 인질극을 다룬 연극 ‘고향마을’,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겪은 남녀가 공원 벤치에서 겪는 해프닝을 그린 연극 ‘공원 벤치가 견뎌야 하는 상실의 무게’ 등을 썼다.

연극 ‘거짓말’의 연출은 ‘일병 이윤근’ ‘젊은 예술가의 반쪽짜리 초상’ ‘평상’ ‘안나K’ ‘투견’ 등을 연출하고 제31회 대전연극제 대상 연출상, 제2회 여주인공 페스티벌 연출상을 수상한 윤민훈 극단 손수 대표가 맡았다. 신예 극단 ‘돋을양지’도 함께했다.


연극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은현이 가족을 잃은 중년의 여성인 ‘현주’를 연기한다.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 등에 출연한 나누리 배우는 행복해 보이지만 실은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단비’ 역을 맡았다. 단비의 남편 ‘태우’는 연극 ‘아보카도 트리’ 등에 출연한 이혁근 배우가 맡는다.

가족을 잃은 중년의 여성인 ‘현주’역은 배우 김은현(오른쪽)이 연기한다. 나누리 배우는 행복해 보이지만 실은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단비’ 역을 맡았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
가족을 잃은 중년의 여성인 ‘현주’역은 배우 김은현(오른쪽)이 연기한다. 나누리 배우는 행복해 보이지만 실은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단비’ 역을 맡았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

신성우 작가는 “우리는 종종 ‘희망’이라는 게 자기 기만의 다른 말임을 깨닫는다”며 “후회하더라도 거짓말 위에 쌓아 올린 행복을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 ‘거짓말’은 아주 작을지라도 거짓말 하나씩을 마음에 품고 있을 관객들을 초대한다. 극은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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