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
기업 성공의 필수가 된 미학

사랑받는 제품들은 굳이 사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결국 사게 만드는 힘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랑받는 제품들은 굳이 사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결국 사게 만드는 힘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는 ‘샤넬’을 바르고 ‘나이키’를 신는다.” 이들은 립스틱과 운동화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브랜드를 바르고 브랜드를 신는다. 샤넬이라고 특별히 엄청난 원료를 사용하거나 세상에 없는 빨간색을 만들어내는 건 아니다. 나이키 운동화만 인체공학적 설계로 만드는 것도 아니다. 사랑받는 제품들은 굳이 사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결국 사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성능뿐만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있어서다.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북미 회장을 지낸 폴린 브라운은 이 ‘다른 무언가’가 바로 ‘미학(aesthetics)’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학을 이렇게 설명한다. “미학은 단순히 시각적 디자인만 뜻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모든 경험이 제품의 미학과 관련 있다. 매장이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포장을 뜯고, 냄새 맡고, 촉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회상하고 상상하는 것까지 미학의 영역이다.”

폴린 브라운의 저서 「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은 브랜딩 분야 전문가인 저자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미학 비즈니스를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애플, 샤넬, 스타벅스, 조 말론 같은 전통 브랜드부터 카인드, 큅, 예티, 에버레인 등 신진 브랜드까지 수많은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 뒤에 숨은 ‘미학 비즈니스’를 소개한다. 

오늘날 대중이 제품에 바라는 것은 단순한 ‘효용’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표현해줄 수 있는 제품을 찾는다. 그리고 이는 패션이나 IT 제품에서부터 전기차,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소비자의 감정과 연결할 수 있는 걸까, 저자는 이에 대한 답으로 미학을 제시한다.

“‘미학’이란 단어는 주로 겉모습 묘사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시각적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온전히 받아들일 때 훨씬 더 유용해진다.” 저자는 ‘미학’이라 하면 흔히 제품의 디자인이나 로고와 같은 시각적 요소에 국한한다고 생각하지만, 제품의 미학은 제품을 마주하기까지 경험하는 모든 과정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차별화와 지속가능성은 미학으로부터 나온다.” 저자는 미학이 중요한 건 단순히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어서가 아니라, 미학이야말로 기업의 생명이자 지속가능성을 위한 ‘차별화’의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미학 비즈니스’를 알아야 할 이유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저자는 ‘AI(Aesthetic Intelligence·미적 지능)’의 중요함도 언급한다.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 경영자든 마케터든 미적 지능을 키우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 단언한다. 이를 위해 ‘적응’ ‘해석’ ‘명료화’ ‘큐레이션’과 같은 AI를 높이는 4가지 전략도 제시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부분으로 다음을 강조한다. ▲미학은 중요하다.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미적 사업들은 미적 지능을 지닌 사람들 덕분에 건설되고 추진된다 ▲사람들은 실제로 알아차릴 수 있는 것보다 더 뛰어난 미적 지능을 갖고 있지만, 우리 몸의 모든 근육처럼 미적 지능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세 가지 스토리 

「성공하는 대통령을 위한 편집국장의 비망록」
김경훈 지음|자유문고 펴냄 


대통령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통령의 관심이나 철학이 국정 전반과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성공’이 곧 국가와 국민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 앞선 정부의 길을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언론사 편집국장을 지낸 저자가 쓴 칼럼을 모아 현재의 시점에서 새롭게 엮었다. 책은 총 4부로 이뤄졌다. 1부에선 세월호, 윤일병 사건 등 사회 이슈를 다루면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성찰한다. 2부에선 짐 로저스, 손정의, 이재용 등 각계각층의 인물을 탐구해 한국 경제의 파이를 키울 방법을 모색한다.

3부에선 대기업부터 전통시장까지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와 현상을 진단한다. 4부에는 국회의원 특권, 공천 문제 등 정치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 우리가 갖춰야 할 국격의 실체를 논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성공한 대통령’이 필요한 시대, 저자는 “대통령은 더 이상 ‘이념’이 아닌 국부창출과 부민강국, 시대통섭과 공칠과삼功七過三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스콧 A. 스몰 지음|북트리거 펴냄 


그동안 과학계는 ‘기억’에 관해 집중해 왔다. ‘어떻게 하면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가 주된 관심사였다. 흔히 “잊어야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그저 전해 내려오는 ‘지혜’로 치부될 뿐이었다. 이 책은 ‘망각’의 실체를 탐구한다. 늘 기억해야 한다는 강박과 망각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망각은 자연스러운 것일 뿐만 아니라 뇌의 가장 유익한 기능이라는 거다.

「고기에 대한 명상」
벤저민 A. 워개프트 지음|돌베개 펴냄


19세기 서양에서 만들어진 공장식 축산 방식은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인수 공통 감염병을 유발한다. 하지만 우리는 육식에 집착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란 주장을 추종하며 무차별적으로 동물을 착취하고 있다. 이 책은 “고기를 먹는 것이 생산·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의 문제이며 삶의 방식과 정의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육식 산업의 혁신을 불러오고 있는 ‘배양 고기’가 인간과 동물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내다본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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