섈 위 아트 | 비비안초이갤러리 재개관전 케브 먼데이

Kev Munday_Chipper Chaps 2022_ Spray paint, acrylic, paint pen and ink on canvas_150×75㎝.[사진=Courtesy of Courtesy of Kev Munday Studio, VIVIAN CHOI GALLERY 제공]
Kev Munday_Chipper Chaps 2022_ Spray paint, acrylic, paint pen and ink on canvas_150×75㎝.[사진=Courtesy of Courtesy of Kev Munday Studio, VIVIAN CHOI GALLERY 제공]

갤러리엔 ‘큐레이터(curator)’가 있다. 큐레이터의 역할은 좋은 작품을 관람객이나 컬렉터의 취향에 맞춰 소개 또는 추천하는 것이다.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머릿속에 상당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다면 작품을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큐레이터 중 몇몇은 전시회를 기획하고 사업화하는 업무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들을 디렉터(director)라고 부른다. 관점에 따라 의견이 다양할 순 있지만, 디렉터급 큐레이터는 경력이 많고, 전문성을 갖는다. 예술품 쇼핑 중독자 찰스 사치의 최초 문답집 「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을 번역한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디렉터가 대표적 인물이다. 


훌륭한 디렉터가 독립해 만든 갤러리도 있다. 바로 ‘비비안초이갤러리(VIVIAN CHOI GALLERY)’다. 이태원에 개관한 이 갤러리는 좋은 작가들을 소개해 왔는데, 그중엔 젊은 나이에 추상화로 이름을 알린 이윤정 작가도 있다.

Kev Munday_Assorted Assembly 2022_Acrylic, paint pen and ink on canvas_150×75㎝.[사진=Courtesy of Courtesy of Kev Munday Studio, VIVIAN CHOI GALLERY 제공]
Kev Munday_Assorted Assembly 2022_Acrylic, paint pen and ink on canvas_150×75㎝.[사진=Courtesy of Courtesy of Kev Munday Studio, VIVIAN CHOI GALLERY 제공]

이같은 비비안초이갤러리가 지난 5월 청담동 도산대로로 이전한 후 첫 전시회를 연다. 재개관전인 만큼 수많은 고민과 기획으로 작가를 선정했을 듯하다. 비비안초이가 선택한 작가는 케브 먼데이(Kev Munday)이다.

케브 먼데이는 2016년 영국 신문 ‘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가 투자해야 할 영국 아티스트 5명 중 1명으로 선정한 작가다. 그래픽과 거리예술(스트리트 아트)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삶을 만화 같은 작품 스타일(cartoonesque)로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일러스트보단 자유분방한 그라피티(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graffiti)에 더 매료돼 영국 전역의 빌딩과 빌보드에 자신의 스트리트 작품을 남겼다. 


특히 현대인의 일상을 특유의 유아적 상상력으로 과감하게 표현한 케브 먼데이의 작품은 나이와 국적을 넘어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순수작품뿐만이 아니다. 상업 예술계에서도 인정을 받은 케브 먼데이는 네스카페·이케아·월트디즈니 등 세계적인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다. 

Kev Munday_Nightlight 2022_Acrylic, paint pen and ink on canvas_ 90×60㎝.[사진=Courtesy of Courtesy of Kev Munday Studio, VIVIAN CHOI GALLERY 제공]
Kev Munday_Nightlight 2022_Acrylic, paint pen and ink on canvas_ 90×60㎝.[사진=Courtesy of Courtesy of Kev Munday Studio, VIVIAN CHOI GALLERY 제공]

그만큼 그의 작품은 개성이 뚜렷하다. 키스 해링, 무라카미 다카시처럼 대담한 선과 밝고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지만, 그들의 작품보다 경쾌하고 청량하다. 그래서 케브 먼데이의 작품을 보면, ‘사이다 같은 톡톡 튀는 청량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안목을 얻고 싶은 관람객, 나른한 업무 속에서 청량한 기운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이 전시를 추천한다. 


김선곤 더스쿠프 미술전문기자
sungon-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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